여야가 종합부동산세에 이어 주택 양도소득세제 개편을 놓고 9월 정기국회에서 맞붙는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지방선거 패배 이후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달래기 위해 1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을 완화한다는 당론을 세우면서도 장기 보유자에게 주어지는 공제 혜택은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양도세 완화에는 찬성하지만 ‘누더기 세법’에 따른 시장 혼란 등을 이유로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에 반대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5일 전체회의를 열고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 7건을 일괄 상정했다. 상정된 법안은 조세소위원회로 넘어가 다음달부터 본격 논의된다.

정치권은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양도세 개편안의 통과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인 유동수 의원은 지난 2일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기준 상향과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을 핵심으로 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유 의원안에 따르면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준(시가)은 현행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아진다. 대신 법 시행 후 주택 신규 취득자부터 보유·거주 기간에 따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양도차익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할 방침이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심리를 억제하기 위해서다.

현재는 보유·거주 기간이 각각 10년 이상이면 양도차익에서 40%씩 최대 80%를 공제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개편안이 시행되면 양도차익 15억원 초과 구간의 경우 보유 기간 공제율이 40%에서 10%로 크게 줄어든다. 거주 기간 공제율(최대 40%)을 감안하면 장기 보유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최대 공제율이 50%로 쪼그라드는 것이다.

여당안에는 2023년부터 1주택자에 적용되는 장기보유특별공제 기산점을 해당 주택 ‘최초 취득 시점’에서 ‘최종 1주택이 된 시점’으로 바꾸는 내용도 포함됐다. 다주택자로 있었던 ‘장기 보유’ 기간을 제외해 다주택자가 조기에 시장에 매물을 내놓도록 유도하려는 취지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은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높이면 고가 주택을 선호하는 똘똘한 한 채 심리를 부추길 수 있는 만큼 반대급부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양도세 비과세 기준 상향에 대해선 공감했지만 공제 축소에는 비판의 날을 세웠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다른 곳의 집값도 다 올라 지금은 이사 가기도 힘든데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줄이려고 하느냐”며 “세금을 더 올려 증세를 하려는 목적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