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주자들, 발표 직후 자리 떠…마지막 순서 劉 "의리 없어" 농담
빗자루까지 등장한 野비전발표회…洪 "초등학교 학예회"
국민의힘 대권주자 12명이 25일 한자리에 모였다.

이준석 대표와 일부 대권 주자들의 신경전으로까지 번졌던 토론회 대신 마련된 정견 발표 자리다.

의원직 사퇴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의원은 불참했다.

각 주자는 주어진 7분 동안 자신의 '매력'을 호소했다.

평소와 달리 반듯이 빗어넘긴 헤어 스타일과 메이크업을 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정통적인 연설 형식을 택했다.

단상에서 주어진 원고를 읽어나갔다.

제한 시간 7분이 끝났다는 '땡' 소리와 함께 정확히 연설이 끝나자 사회자가 "시간을 정확하게 지켰다"라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홍준표 의원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각각 '정통파 연설' 방식을 택했다.

빗자루까지 등장한 野비전발표회…洪 "초등학교 학예회"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과감했다.

팔을 걷어붙인 셔츠에 흰색 운동화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잔잔한 배경 음악에 맞춰 내레이션 형식의 발표를 했다.

"저는 절박합니다"라며 주먹을 불끈 쥐고 눈을 질끈 감기도 했다.

유권자들의 감성을 파고드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특유의 화려한 정장 스타일로 등장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7분 중 3분을 영상 소개에 할애했다.

'지금의 인천 송도를 만든 안상수'라는 컨셉이었다.

안 전 시장은 "문재인 정권의 쓰레기를 제가 다 치우겠다"며 파란 휴지통에서 빗자루를 꺼내 번쩍 들어 올리기도 했다.

장내 일대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장성민 전 의원은 시간을 초과하고도 발표를 이어나가 제지를 받기도 했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7분이 7초처럼 지났다.

3분의 1도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한미 양국이 새로운 4차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바이오 동맹(Bio), 기술동맹(Tech), 반도체(Semiconductor) 동맹, 일명 'BTS 동맹'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다음 '우주 동맹'으로까지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빗자루까지 등장한 野비전발표회…洪 "초등학교 학예회"
홍 의원은 이날 발표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꼭 학예회 발표 같다"며 "이게 무슨 발표회인지 초등학교 학예회 발표처럼…"이라고 평가했다.

12명 주자는 손을 맞잡고 기념사진 촬영을 하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기 발표가 끝난 뒤 즉각 행사장을 뜨는 주자들이 상당수였다.

급기야 마지막 순서인 유승민 전 의원 발표 때는 박찬주·최재형·하태경·황교안 네 명의 후보만 자리를 지키기에 이르렀다.

윤 전 총장도 자리를 뜬 상태였다.

유 전 의원은 "조용필은 제일 마지막에 나온다"라며 "의리 없이 가신 분들도 있지만, 끝까지 앉아계신 분들 감사드린다"라고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빗자루까지 등장한 野비전발표회…洪 "초등학교 학예회"
정작 함께하지 못한 윤희숙 의원은 비전발표회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이준석 대표는 축사에서 "윤 의원님의 큰 결단과 당을 위한 희생에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다"며 "오늘 오신 후보님들이 윤 의원 몫까지 함께 해 결연한 의지와 훌륭한 정견을 전달해달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자기 발표 시간을 할애해 "윤 의원은 사퇴 의사를 철회해주기를 바란다"며 "우리 당 전략 손실이 너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라는 발언으로 윤 의원과 신경전을 벌였던 홍준표 의원은 '윤 의원 사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거기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며 거리를 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