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 NK 포럼…"북, 아프간 사태로 美대외정책 순위 밀려"
전문가 "바이든 대북정책, 전략적 인내로 사실상 회귀"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현재까지 보인 대북 기조는 사실상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전략적 인내'로의 회귀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23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로 온라인에서 '한반도, 지속 가능한 공존' 주제로 열린 NK 포럼에서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은) 사실상 전략적 인내로 회귀한 것이 아닌가 본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바마식의) 전략적 인내도, (트럼프식의) 일괄타결도 아닐 것이라고 했지만 현재 상황은 전략적 인내로 보인다"며 "돌파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원 연구위원도 "문제는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문제를 본인이 직접 나서서 해결할 문제로 인식하느냐"라며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당첨 확률이 낮은 복권'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치적)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매우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 방한 중인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발신하는 대북 메시지에 대해서도 "'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려있다' 정도의 관료적인 접근으로는 현재 상황에 대한 타개책이 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역시 "워싱턴에서는 '조건 없는 만남'만을 얘기하는데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라는 조건을 미국이 왜 인정해주지 않느냐로 해석·소비되고 있다"며 "'조건 없는 만남'이라는 메시지가 작동 가능한 외교적 수사인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최근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 후 후폭풍이 한반도 정책에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아프간 문제가 미국의 아픈 손가락이 됐고 북한에 대한 미국의 관심도는 꽤 오랫동안 뒷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북한 문제는) 현재 상황의 관리 정도를 벗어나기 어렵고 이번 김 대표의 방한도 그런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김 교수는 "북한은 여전히 '하노이 (협상 결렬) 트라우마'를 갖고 있어 미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겠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시기로 따지면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는 이 상태로 버틸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