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당대표 등 거친 '모래시계' 스타 검사 출신
거침없는 발언으로 '홍카콜라' 호평에도 걸핏하면 구설수
대권 재수 洪, 정권교체 선봉 자처…'보수본색' 이미지 관건

17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67) 의원을 수식할 때 자주 쓰인 표현 중 하나가 '모래시계 검사'였다.

홍 의원은 스타검사 출신이다.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2년 사법고시에 합격한 그의 인생은 '슬롯머신 사건'으로 바뀌었다.

1993년 6공화국의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 당시 의원과 검찰 간부 등을 줄줄이 구속한 이 사건은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로 제작됐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1996년 총선에서 서울 송파갑에 출마, 국회에 입성했다.

이듬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으나 16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서울 동대문을로 지역구를 옮겨 재선에 성공한 뒤 18대 총선까지 4선에 성공했다.

18대 국회에서는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당 대표까지 지내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책임론에 휩싸여 당 대표에서 물러난 뒤로는 위기가 끊이지 않았으나 끈질기게 이를 돌파해냈다.

2012년 당시 민주당 김두관 지사의 대선경선 출마로 치러진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뒤 재선에 성공했고, 2015년 '성완종 리스트' 의혹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2심 무죄 판결로 기사회생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덕에 정치적 감각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보수 야권이 침체해 있을 때 구원투수 역할이 주어지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보수 주자의 기근 속에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출마해 24%를 득표한 것은 정치인 홍준표의 저력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 받는다.

대선 패배 후 두 달 만인 2017년 7월 당 대표에 오른 것도 그의 정치 구력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그런 홍 의원도 2018년 지방선거의 참패를 막지는 못했다.

남북정상회담 등 여권의 호재 속에 패장이 된 그는 또 한번 대표직을 내려놔야 했다.

현재는 야권의 선두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지지율이 열세이지만, 홍 의원은 얼마든지 만회가 가능하다는 각오다.

홍 의원은 대선 출마 선언 후 문답에서 "26년간 검찰 사무관을 하신 분이 날치기 공부해 대통령 업무를 맡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며 자신의 우위를 강조했다.

특히 토론에 강점이 있는 만큼 윤 전 총장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TV 토론 등에서 맞붙게 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문제는 주요 주자들 중 보수색이 가장 짙다는 점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상대를 공격하는 시원시원한 어법에 반응한 지지자들이 '홍카콜라'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지만 중도 성향의 유권자는 적잖은 거부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2017년 대선 기간 '돼지 발정제' 표현부터 '집안일은 여자가 하는 일'이라는 발언 등등 막말 논란은 고질적인 아킬레스건이다.

정작 홍 의원은 이런 지적이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다.

홍 의원은 이날 문답에서 "'돼지 발정제'는 드루킹이 만든 거라 해명할 필요가 없다"며 "(형수 막말 논란 등이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후보가 되면 저에게는 '막말'한다고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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