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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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형수 욕설을 이해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를 경기관광공사 사장직에 내정해 연일 논란이 일고 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도 "경기지사가 왕이냐"며 공세에 가담했다.

윤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편들어주면 관광공사장이냐"며 이같이 적었다.

윤 의원은 "이 지시가 맞는 이야기를 한 적도 있다. '(대통령이) 가까운 사람들에 한 자리씩 주면,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이 된다'는 이야기"라며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마음대로 임명할 수 있는 자리가 수만 개다. 나름의 절차가 명시돼 있지만 대통령이 마음먹으면 아무 소용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나라에서 운영하는 대학의 총장 자리까지 민노총과 한노총 위원장에게 나눠줬을 정도"라며 "이러니 청와대가 나라를 흔들 수밖에 없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경제성 평가가 조작되고 원전이 문을 닫고 급기야 공무원들이 감옥에 가는 것은 세계 10위 경제 수준의 국가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수치스러운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황교익은 독단적인 언행이 여러 번 화제가 됐던 인물"이라며 "'떡볶이는 사회적으로 맛있다고 세뇌된 음식일 뿐'이라는 발언이나 백종원의 체형을 언급하며 그의 요리를 비판했을 때 저는 '맛 칼럼니스트'가 아닌 '맛 갑질니스트'라고 느꼈다"고 주장했다.

또 "어차피 모든 음식이 사회적 영향을 받는데 굳이 떡볶이 애호가들을 '맛도 모르고 쉽게 세뇌당하는 미욱한 존재'로 만든 독단과 과시욕은 사실 이 지사와 친분이 깊은 이유가 뭘지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관광공사 업무는 사람들의 움직임 뒤에 자리한 시장 논리와 인문학적 토양을 있는 그대로 포착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이 지사 자신의 치부를 공개적으로 옹호해줬다는 이유로 기관장에 내정한 것을 보면 자신이 가진 권력을 얼마나 사유화해 왔을지 앞으로도 더 남용할지 뻔히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나라는 대통령과 그 수석 패거리들이 별도의 정부를 꾸리고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청와대 병'을 고칠 역사적 과제를 감당할 사람이 절실하다"며 "여권 주자 중에 이 과제를 감당할 사람이 없어 보이긴 하다만, 그래도 이렇게 대놓고 권력을 사유화해 온 분이 대선 주자인 것은 참 암담하다"고 비판했다.
사진=황교익 페이스북 캡처
사진=황교익 페이스북 캡처
앞서 경기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최근 경기관광공사 신임 사장 후보자로 황 씨를 단독 내정했다. 황 씨의 임명 여부는 오는 30일 예정된 도의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경기도 측은 내정 배경에 대해 "전문성 등을 보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씨와 이 지사의 인연은 지난 7월 황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황교익 TV'에 이 지사가 출연하며 시작됐다.

친문 성향으로 알려진 황 씨는 과거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과 관련해 "이해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