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중한 외교안보 여건 고려…동북아 평화·번영 '한반도모델' 제시
'평화의 제도화' 언급 주목…남북정상회담 등 불씨 살릴까
'꿈' 20번, '세계' 20번, 미래비전에 초점…방역·경제 이슈도 집중
문대통령, 마지막 8·15 경축사…대북·대일 새 제안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선도국가 도약', '한반도 모델 구축'을 핵심으로 하는 국가 비전을 제시했다.

관심을 모았던 대북·대일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새 제안을 내놓는 대신 임기 마지막 광복절 경축사인 만큼 국정 전반의 장기적인 청사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문대통령, 마지막 8·15 경축사…대북·대일 새 제안 없었다

◇ 새 대북 제안 없이 '한반도모델' 비전만…남북정상회담 반전 주목
이날 경축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동북아시아 전체의 번영에 기여하는 '한반도 모델'을 언급한 부분이다.

이는 한반도의 평화는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의 번영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문 대통령의 생각을 드러나는 대목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를 공고하게 제도화하는 것이야말로 남과 북 모두에게 큰 이익이 된다"며 북한에 대화의 장으로 나와 한반도 모델 실현에 동참하라는 우회적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이제까지 언급해 오던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남북 철도연결이나 이산가족 상봉 등 구체적인 남북 협력사업에 대해서도 연설문에 담지 않았다.

여기에는 최근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 2주 만에 다시 가동 중단되는 등 최근 남북관계가 엄중한 시기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새 제안을 내놓을 경우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엿보인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남북 협력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남북 정상회담 등의 '깜짝카드'를 통한 상황 반전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미연합훈련이 지나가고 나면 내달 예정된 유엔총회 등을 계기로 반전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문대통령, 마지막 8·15 경축사…대북·대일 새 제안 없었다

◇ 한일문제 '투트랙' 속 극일·반일 메시지 없어…"대화의 문" 거듭 강조
한일관계에 있어서도 구체적 제안은 나오지 않았다.

이 역시 한일 양국이 좀처럼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기본적으로는 미래지향적 협력과 과거사 문제 해결을 별도로 풀어가자는 '투트랙' 전략을 유지했다.

다만 이제까지 광복절 경축사와 비교해 보면 이날 연설은 대화의 가능성에 무게를 둔 유화적 메시지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일본 수출규제 직후인 2019년 광복절에는 일본을 향해 "이웃 나라에 불행을 줬던 과거를 성찰해야 한다"며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에는 강제징용 판결을 거론하며 "대법원의 판결은 대한민국의 영토 내에서 최고의 법적 권위와 집행력을 가진다"며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올해는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나아가 "양국은 분업과 협력으로 경제성장을 함께 이뤘다"며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선건국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안재홍 선생의 연설을 예로 들며 "우리 선조들은 해방 공간에서 일본인들에 대한 복수 대신 포용을 선택했다"고 언급한 점도 주목된다.

문대통령, 마지막 8·15 경축사…대북·대일 새 제안 없었다

◇ 꿈 20번, 세계 20번, 경제 18번…포스트코로나 선도국가 도약 초점
문 대통령은 대북 메시지나 대일 메시지의 비중을 줄인 대신 방역과 경제를 두 축으로 하는 코로나 극복 전략에 연설문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난날의 대한민국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새로운 꿈을 꿀 차례"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도국가로 한 단계 도약하는 데 국민들이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생각을 반영하듯 이날 연설문에 '꿈'이라는 단어와 '세계'라는 단어가 각각 20번씩 가장 많이 사용됐다.

'경제'라는 단어는 18번, '코로나'라는 단어는 10번씩 쓰였고, '선진'(9번), '선도'(7번) 라는 말도 많이 등장했다.

반대로 '일본'이라는 단어는 지난해 8번에서 올해 3번으로 줄었다.

또 지난해에는 '남북'이라는 단어가 8번 쓰였으나 올해는 '남북', '남과 북', '북한'이라는 단어를 모두 합쳐 4번 등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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