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주자, 수백조 퍼붓는 反시장 포퓰리즘 ‘봇물’
뒤늦게 뛰어든 野 주자들은 아직 정책 선도 안 보여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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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주자들이 대선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선거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선거판이 서로의 약점을 헤집는 이전투구 양상을 띠면서 공약 경쟁은 뒤로 밀리는 양상이다. 네거티브전은 여-여, 야-야, 여-야 주자 간 가리지 않는 종횡무진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자들은 공약을 내놓더라도 반(反)시장적·포퓰리즘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돈을 벌게 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하며 미래를 살찌우는 공약은 찾아보기 어렵다. 야당 유력 주자들은 뒤늦게 대선전에 뛰어드는 바람에 아직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대선이 불과 7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옥석을 가려 낼 유권자들의 선구안이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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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주자들은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부동산 공약을 우선적으로 내놓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직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현 정부에서 아쉬운 점은 부동산 가격 폭등을 통제하지 못한 점”이라고 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수요 변화에 맞게 주택 공급이 이뤄지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정세균 전 총리도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수요 억제를 위한 규제 위주였다. 즉 수요자들이 원하는 곳에 공급을 늘리는 정책보다 세금 중과로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정책이 실패로 귀결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당 대선 주자들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정작 내놓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더 센 규제, 더 강도 높은 반시장 정책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것이다.

反시장적, 사적 계약 훼손하는 공약도 잇달아 나와

이 지사는 임기 내 기본주택 100만 가구를 포함해 총 주택 25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기본주택은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 무주택자까지 월 약 60만원 정도의 임대료로 30년 이상 도심에서 살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 지사의 주장은 이렇다. “수도권 30평형대의 주택 가격은 8억~10억원, 전셋값은 7억원 정도 된다. 대출 받아 내는 이자는 연리 3%를 적용하면 월 180만원 정도 된다. 기본주택은 조성 원가 3억원에 관리비를 더하는 수준으로, 임대료를 60만원 정도 내면 가능하다. 역세권 개발을 통해 택지를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의 경우 역세권에서 공공 개발을 통해 대량으로 임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추가 택지 마련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웬만한 역세권 지역은 이미 개발되거나 추진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재원이다. 수백조원 규모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 공공 주택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 받을 수 있다는 것 이외에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이 지사는 주택관리매입공사 설치와 국토보유세 부과 방안도 내놓았다. 주택관리매입공사는 집값 하락 때 국가가 집을 사들인 뒤 폭등 때 시장에 내놓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정부가 개입해 집값을 인위적으로 통제하겠다는 것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집 매입과 매도 타이밍을 잡기 어려울 뿐 더러 민간 건설 회사의 공급을 막는 부작용도 우려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미(米)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 지사는 국토보유세도 부과하겠다고 했다. 투기를 차단하고 소득 양극화를 완화하는 용도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다주택 보유자에겐 심하게 손실이 날 수 있게 세 부담을 강화할 것”이라며 “투기 부동산에는 세금 폭탄을 넘어 징벌적 과세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주택 공급 대책의 일환으로 서울 인근 성남에 있는 서울공항 이전 공약을 제시했다. 군 공항인 서울공항을 이전한 부지에 최대 7만 가구의 주택을 공공 주도로 공급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공항 이전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추진된 적이 있지만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안보상 수도권 방어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원 조달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이 전 대표는 또 토지공개념을 헌법에 담겠다고 밝혀 논란을 불렀다. 그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택지소유상한법·개발이익환수법·종합부동산세법 등 이른바 ‘토지공개념 3법’을 발의했다. 택지소유상한법안에는 법인의 택지 취득을 회사, 기숙사, 공장 설립 목적 이외에는 금지하고 개인은 서울시와 광역시에선 1322㎡(400평)까지 소유 상한선을 두는 내용을 담았다. 개발이익환수법엔 개발 이익 환수 부담률을 최저 100분의 20에서 100분의 50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이 담겼다.

이 전 대표는 불공정·불평등을 개선하고 국가가 주거 복지를 책임져 서민 주거 문제를 해소하고 중산층을 두텁게 하려는 것이라고 하지만 헌법에 규정된 사유재산제를 뿌리부터 흔든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시장 경제 체제를 도입하고 있는 나라 중 헌법에 토지공개념을 반영한 나라는 없다. 납품 업체·가맹점·대리점 등에 단체 결성 및 협상권을 부여해 실질적으로 노동조합과 같은 권한을 주겠다는 이 지사의 공약은 사적 계약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많다.

“청년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돈 몇 푼 아닌 일자리”

현금성 퍼 주기 공약도 점입가경이다. 민주당 주자들이 내놓는 퍼 주기 공약만 하더라도 재원이 줄잡아 100조원이 훌쩍 넘는다. 이 지사는 ‘국민께 시원할 권리를!’이라는 구호로 전 가구에 전기 요금 감면을 약속했다. 월 350㎾h 전기를 사용하는 가정이 600W급 에어컨을 하루 4시간 정도 가동하면 월 1만2000원의 추가 요금이 소요된다. 이를 전국 2148만 가구에 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2개월간 5000억원이 소요된다.

이 전 대표는 ‘생애 주기별 소득 지원’을 내세우고 있다. 소득·주거·노동·교육·보건의료·돌봄·환경·문화체육 등 8개 분야에서 최저로 보장할 수 있는 복지 기준을 의무적으로 정하고 이 기준에 따라 아동·청년·성인·노년 등 생애 주기별로 맞춤형 복지 제도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정 전 총리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복지 서비스인 ‘마이마이 복지’를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래씨앗통장’이다. 모든 신생아에게 20년 적립형으로 1억원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신생아들이 사회 초년생이 됐을 때 자립 기반을 구축해 주자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청년의 표심을 겨냥한 공약도 잇따르고 있다. 이 지사는 2023년부터 19세부터 29세까지 청년에게 연간 100만원의 청년 소득 지급 방안을 제시했다. 보편적 기본소득과 합산하면 임기 말에 1인당 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임기 안에 모든 국민에게 해마다 100만원을 나눠 주는 것도 공약했다. 당장 월 8만원 용돈으로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는 지적과 함께 국토보유세로 수십조원의 재원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 지사는 19~34세 청년에게 신용을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연 이율 3%에 1000만원까지 빌려 주고, 이후 전국민에게 확대하는 기본대출도 제안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군 복무를 한 남성들이 제대할 때 사회 출발 자금으로 30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그러나 청년이 진짜 원하는 것은 돈 몇 푼이 아니라 일자리인데, 이에 대한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유력 주자들이 뒤늦게 뛰어드는 바람에 아직 공약 경쟁이 본격화 하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은 자유 시장 경제 원리를 존중하겠다는 원론적인 방침만 내놓고 구체적인 공약을 다듬고 있다고 한다. 대선 막판에 가면 보수 정당도 포퓰리즘에 동참하는 사례를 과거 선거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될지 지켜볼 일이다.

홍영식 논설위원 겸 한경비즈니스 대기자 yshong@hna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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