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선승복 선언하자"…이낙연 "내 사전엔 불복 없다"
李 前대표 지지자 31%
"李지사 뽑을바엔 윤석열"
양측 공방전 이어질 듯
이재명 캠프 선대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12일 라디오에서 “각 캠프 선대위원장이 경선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의 공동 선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발단은 이낙연 캠프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이 한 인터뷰에서 “이 지사가 본선 후보가 되면 원팀을 장담할 수 없다”고 언급한 게 시작이었다. 설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도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분들의 32%가 (이 지사를) 지지하지 못하겠다고 하는데, 그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했다. 이재명 캠프는 이 발언을 이 지사가 민주당의 최종 후보로 결정됐을 때 이 전 대표가 원팀으로 돕는 대신 외면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낙연 캠프는 “경선 불복 프레임을 중단하라”며 진화에 나섰다. 논란의 당사자인 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뼛속까지 민주당원인 제 머릿속에는 경선 불복 단어가 전혀 없다”고 했다. 우 의원의 ‘승복 선언’ 제안에 대해서도 “너무 당연한 것을 하자고 하니 새삼스럽다”고 말했다.
말을 아껴왔던 이 전 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제 사전에는 불복이 없다”고 일축했다. “설 의원의 걱정을 불복으로 읽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도 했다. 이후 우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불복은 없다고 강조해 주셨으니 공동 선언과 다름없다”고 반응했다.
뜬금없이 경선 불복 논란이 일어난 배경엔 최근 불거진 양 캠프 간 네거티브 공방이 있다는 분석이다. 전례를 봤을 때 경선 과정에서 후보 간 비방전이 과열되면 최종 후보가 결정된 후에도 앙금이 남아 ‘원팀 정신’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친문(친문재인) 비율이 높은 이 전 대표 지지층에서 이 지사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상당한 것도 사실이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이 전 대표 지지자 중 31.3%는 이 지사와 야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맞대결할 경우 차라리 윤 전 총장을 뽑겠다고 답했다. 이 지사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33.5%밖에 안됐다. 이 지사가 2017년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강하게 공격하고, 경기 도정 운영 과정에서 정권의 정책 방향과 차별화를 시도했던 게 이 같은 ‘비토 정서’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낙연 캠프는 이 지사의 인성 논란을 연일 제기하며 본선 진출 시 중도 확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상임부위원장인 신경민 전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가 철거민, 장애인, 노인, 시민에 이르기까지 반말하고 욕설한 기록이 다 있다”고 공격했다. 이에 이 지사는 “철거민에게 (내가) 폭행당했고, 장애인 엘리베이터를 끊은 것은 그들이 이미 처벌받은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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