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합당 여부를 놓고 마지막 숙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11일 유튜브 방송에서 "안 대표가 이번 주에 국민에게 합당과 관련된 입장을 말씀드릴 것 같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과 합당할지, 아니면 현재의 제3지대에서 대권 도전에 나설지를 두고 고심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전날 국민의힘의 대선 경선 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안 대표가 합당 뜻을 접고 독자 행보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더구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제3지대 신당 창당 의사를 밝히면서 김 전 총리 등 중도 세력과 손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에 가선 국민의힘 후보와 제3지대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시도하는 스케줄이다.

4·7 보궐선거 때와 같은 '토너먼트식 단일화'다.

권 원내대표는 "합당이 진행되지 않았을 경우 제3지대 플랫폼을 열어야 해서 당헌 개정 작업이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결단의 시간 다가오는 安…막판 단일화 어게인?
고민에 빠진 안 대표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선 입당시 경선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입당 대신 중도 확장을 모색하다가 여야 박빙 구도에서 야권 단일화 카드를 내미는 것이 현실적으로 최적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는 '2차 컷오프' 통과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9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안 대표의 차기 대권 지지율은 2.5%에 그쳤다.

국민의힘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28.3%)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6.1%), 홍준표 의원(4.2%), 유승민 전 의원(3.5%)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게다가 안 대표는 거대 정당인 국민의힘에 당원 등 조직적 기반이 없다.

경선룰을 고쳐 여론조사 비율이 대폭 커진다고 해도 보수색이 강한 당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지 않는 한 경선승리가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결단의 시간 다가오는 安…막판 단일화 어게인?
안 대표가 전격적으로 합당을 결정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합당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국민과 약속한 것이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불어닥칠 역풍도 가늠하기 어려운 탓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합당을 통해 더 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나온다"며 "합당을 하면 하는 대로,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감수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결국은 안 대표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