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 곳간 사정 따라 자체 지원금 '양극화'

여수, 1인당 26.1만원 '전국 1위'
경기 파주·연천·안성·광주 順

삼척·예천 등 강원·경북 24곳은
올해 지원금 한푼도 지급 안해
재정 상황 열악한 시·군 대부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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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 시민들은 올해 1인당 평균 약 26만원의 재난지원금을 받았다. 경기도가 지난 2월부터 지급한 재난기본소득(10만원)에 파주시가 자체적으로 모든 시민에게 10만원씩을 얹어주면서다. 여기에 소상공인들은 1인당 최대 100만원의 지원금도 받았다. 경기도가 이번(5차) 정부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을 전 도민에게 지급하기로 할 경우 파주 시민 1인당 지원액은 50만원을 훌쩍 넘게 된다.

반면 충남 아산 시민 상당수는 올해 재난지원금을 아직까지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지역 시민단체는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선 모든 시민 대상 재난기본소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산시는 재정 여건을 이유로 자체 지원금 지급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충청남도가 일부 집합금지 대상 소상공인에게 이미 지급한 지원금을 감안해도 아산 시민 1인당 지원액은 3만원 남짓이다.
[단독] 파주 살면 26만원, 춘천은 0원…"재난지원금 지역격차 서럽네"

올해 각 광역·기초자치단체가 지역민에게 자체적으로 지급한 각종 보편·선별 재난지원금 편차가 1인당 26만원까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피해는 다 함께 겪었지만 어디 사는지에 따라 지원금 수령액이 천차만별이라는 얘기다. 경기도에서 정부 재난지원금의 전 도민(100%) 지급을 검토함에 따라 재난지원금의 ‘지역 격차’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4개 시·군은 지원금 ‘0’
한국경제신문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행정안전부의 ‘자치단체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11일 기준 전국 226개 기초단체 중 올해 1인당 광역·기초단체 재난지원금 지급액이 가장 많은 곳은 전남 여수시로 확인됐다.

여수시의 올해 시민 1인당 재난지원금 지급액은 26만1000원에 달했다. 그중 25만6000원은 여수시가 자체 재원으로 지급했다. 여수시는 지난 2월부터 712억원을 들여 모든 시민(약 28만 명)에게 1인당 25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줬다.

여수시에 이어 경기 파주시(25만9000원)·연천군(24만5000원)·안성시(23만2000원)·광주시(21만7000원)가 2~5위를 차지했다.

반면 정부 지원금 외 지역 자체 재난지원금 지급 실적이 전무한 기초단체도 적지 않았다. 강원도에선 동해·삼척·속초·원주·춘천·태백시와 고성·양양·인제·정선·철원·평창·홍천·화천·횡성군 등 15개 기초단체 주민이 광역·기초단체가 지급한 재난지원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경북에서는 문경시와 고령·군위·봉화·성주·예천·울릉·청도·칠곡군 등 9개 기초단체가 ‘재난지원금 소외지역’으로 꼽혔다.

재난지원금 지급액에서 경기도 소속 기초단체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한 건 경기도가 지난 2월 전 도민을 대상으로 재난기본소득(10만원)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1300여만 명에 달하는 도민에게 재난기본소득을 나눠주기 위해 1조3635억원을 썼다. 전라북도도 경기도에 이어 지난달부터 전 도민 대상 재난지원금(1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나머지 시·도에서는 코로나19 거리두기 지침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한 선별적 지원만 이뤄졌다. 서울시가 3149억원, 부산시는 771억원 등을 투입했다. 이와 달리 강원·경북에서는 올 들어 현재까지 도 차원의 자체 재난지원금 지급 실적이 전무했다.
“경기 전 도민 지급하면 격차 커질 것”
광역시·도별 1인당 평균 지급액은 도 차원에서 보편지급을 한 경기도와 전라북도가 각각 13만1000원과 10만8000원으로 1, 2위를 차지했다. 여수·순천·목포시 등에서 기초단체 자체적으로 보편지급을 한 전라남도가 10만7000원으로 3위, 서울시는 5만5000원으로 4위였다. 반면 대구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1인당 광역·기초단체 재난지원금 지급액이 1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자치단체들은 경기도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기도는 정부가 소득 하위 88%까지만 지급하기로 한 5차 재난지원금(1인당 25만원)에 도와 시·군이 재원을 보태 도민 100%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다만 재정 여건이 양호한 경기도만 100% 지급을 결정할 경우 정부의 ‘선별 지원’ 방침에도 어긋나고 지역 간 격차를 키울 수 있어 이재명 경기지사가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창현 의원은 “코로나19 지원금은 어떤 업종에 종사하고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었는지가 선정 기준이 돼야 한다”며 “피해는 전국적인데 전 국민 지급이 경기도에만 국한될 경우 지방 차별, 수도권 특혜라는 비판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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