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사일러 당시 미국 국무부 북핵특사가 2015년 방한해 서울 외교부청사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시드니 사일러 당시 미국 국무부 북핵특사가 2015년 방한해 서울 외교부청사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시드니 사일러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 담당관이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일러 담당관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타임스재단이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핵보유국 인정이 한국과의 동맹을 버리는 일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북한 핵보유국 인정시)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핵 비확산 원칙을 포기했다는 선언이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핵 보유를 고려하는 다른 나라들에도 부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일러 담당관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국무부 북핵 특사를 지냈던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통’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는 “토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일러 담당관은 “과거 미·북 비핵화 협상에서 수많은 ‘당근’이 제시됐지만 비핵화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 과정에서 김정은은 '토끼'가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사일러 담당관은 미국이 지난 몇 년 간 미·북 관계 개선, 체제보장 등의 유인책을 제시했다는 점을 일일이 거론하며 “북한이 그 기회를 허비해 버렸다”고 강조했다.

2019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의 결렬의 이유도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사일러 담당관은 “북한이 믿을만한 비핵화의 길로 내려설 의향이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김정은 정권은 자신의 생존이 한국은 물론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있지 않다고 계산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한국이나 미국이 자신을 결코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고 분석했다.

대북 정보 유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사일러 담당관은 “정보가 자유를 향한 북한 주민의 바람 속으로 유입될 때 경제적, 정치적 실존이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끓어오르는 시점에 도달할 수 있다”며 “이를 막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 내부로의 정보 유입이 북한 정권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지난 3월 전격 시행된 대북전단금지법(개정 남북관계발전법)을 우회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미국이 제시한 당근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해서 북한이 출구를 찾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했다. 사일러 담당관은 “북한과 대화의 문을 계속 열어두는 것이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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