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 철회' 문자메시지 많아 전화 드리고 있다"
尹 국힘 들어가자 멀어지는 제3지대…캠프 내부도 여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을 기반으로 한 외연 확장을 표방하고 나섰지만, 전격 입당에 따른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분위기다.

국민의힘에 거부감을 느끼는 지지층 일부가 입당에 실망을 드러내거나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3일 서울 강북권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간담회를 하고 '선거 험지'인 은평갑 지역 당원 모집에도 참여했다.

전날 국민의힘 사무처와 보좌진협의회, 103개 의원실을 전부 돌아다니며 입당 신고식을 치른 데 이어 이틀째 속도감 있는 스킨십 행보를 보인 것이다.

윤 전 총장은 '더 큰 국민의힘'을 입당 명분으로 내걸었다.

탈진보 세력까지 아우르겠다고 장외에서 한 약속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병민 캠프 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에서 "국민의힘 대선주자가 되는 길에 안주하지 않고, 당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후보의 외연 확장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광주·전남에서 윤 전 총장을 돕기로 한 송기석 전 의원은 통화에서 "지역 정서상 국민의힘 후보라고 하면 지지 호소가 쉽지 않다"며 "최소한의 배려가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윤 전 총장도 전날 국회의원회관에서 당내 대권주자인 박 진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문자메시지로 지지 철회한다고 하는 분이 많다"며 "할 수 있는 대로 다 전화를 드리고 있다"고 어려움을 내비쳤다고 한다.

캠프 내부적으로도 조기 입당에 반대 의견을 냈던 일부 인사들의 불만이 아직 해소되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등 캠프 내 전문가 그룹은 "정치할 생각이 없다"면서 국민의힘 입당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바른미래당 출신인 김관영 김성식 채이배 전 의원도 윤 전 총장 측의 영입 제안에 모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이 직접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호남 인사들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박주선 전 의원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입당 전에 중도나 일부 진보 세력과 함께하기로 다짐하고, 지지 성명을 받았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워했다.

조배숙 전 의원도 "민주당에는 실망했고 국민의힘 쪽으로는 갈 수 없는 분들이 윤 전 총장에게 기대했다가 입당 후 고민하는 것 같다"며 "특히 호남 출신들이 그렇다"고 전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속도 조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되기로 뜻을 세우고 신속한 입당을 결심한 마당에 온전히 '국민의힘 사람'이 되기를 주저할 필요 없다는 판단에서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권성동 의원은 통화에서 "캠프 안에 당원 아닌 사람도 있는 것은 외연 확대의 잠재력을 방증한다"며 "모두 끌어안을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캠프 종합상황실의 총괄실장을 맡은 장제원 의원도 "앞으로 우리 당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면, 국민의힘 지지나 입당을 꺼리는 분들의 마음마저 녹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