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에 '시무(時務) 7조'라는 상소문 형식의 국정 비판 청원을 올려 화제를 낳았던 조은산(필명·40) 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조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윤석열 전 총장을 만났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윤 전 총장과 만난 사실을 알렸다.

조 씨는 "서울 광화문 인근 한식당에서 윤 전 총장을 만났다"며 "식사를 겸한 대화는 100분가량 이어졌고 많은 대화가 오갔지만 구체적 내용을 되짚기 힘들어 짧은 메모에 근거해 이 글을 남긴다"고 적었다.

시무 7조와 관련해선 "나는 다분히 술에 취해 쓴 글이며 그 글로 인해 인생이 뒤틀렸다고 하자 그(윤 전 총장)는 웃으며 '이해한다'고 '글은 결국 사람의 삶에서 나오지만 때로는 사람의 삶을 바꾸기도 하는 것'이라 말했다"고 했다.

조 씨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조 씨가 '조국 수사를 왜 했느냐'고 묻자 "조국 수사는 정의도 아니고 정치도 아닌 상식이었다"며 "나는 법을 말할 때 정의와 연관 짓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한다.

조 씨는 "그의 논거는 정의도 결국 인간의 사적인 감정일 뿐이며 검사가 정의감에 물든 순간 수사는 공정을 잃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직업인으로서의 검사는 정의보다 윤리와 상식에 근거해야 한다는 점이었다"고 썼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에게 '한 대도 안 맞으려 요리조리 피하는 메이웨더와 우직하게 두들겨 맞으며 K.O를 노리는 타이슨 중에 어떤 스타일의 정치를 하고 싶은가'라고 물었다"며 "그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타이슨이라 답했다"고 했다.

끝으로 조 씨는 "윤 전 총장과 저출산 문제, 기본소득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직접 접한 그의 모습은 거물급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선글라스 하나 걸치면 영락없을 마을버스 기사 아저씨에 가까웠다"고 전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