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KAIST 찾은 이재명 > 이재명 경기지사(가운데)가 2일 대전 KAIST를 방문해 학교 측 관계자로부터 반도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경기도 제공
< 대전 KAIST 찾은 이재명 > 이재명 경기지사(가운데)가 2일 대전 KAIST를 방문해 학교 측 관계자로부터 반도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경기도 제공
더불어민주당 대선 레이스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간 공방이 이 지사의 본거지인 경기도로 번졌다. 이 지사가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100% 재난지원금’ 지급을 공언하자 이 전 대표가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반면 이 전 대표의 ‘경기북도 분리’ 주장에 대해선 이 지사가 반발하고 있다.

이 지사는 2일 대전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기도에서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상위 12%의 도민에게도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날 “국가 재정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데 차별과 배제를 하는 건 국가통합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 데 이어 재차 전 도민에게 재난지원금 지급 의지를 밝힌 것이다.

정부가 소득 하위 88%에 지급하는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 나머지 12% 경기도민에게 지원금을 나눠주려면 약 4000억원 이상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경기도는 도와 각 시·군이 분담해 모든 도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재난지원금은) 국회가 여야 간 합의로 결정했던 것”이라며 “국회 결정에 따르려고 하는 다른 자치단체와의 형평성은 어떻게 할 것인가도 고려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경기도 내에서도 자치단체 간 찬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앞서 고양·파주·광명·구리·안성 등 5개 시장은 지난달 27일 경기도에 “나머지 12% 시민에게도 도와 각 시·군이 분담해 별도 지원금을 지급하자”고 건의했다.

하지만 수원·성남·용인·부천·남양주·안산·화성 등 7개 시장은 지난 1일 긴급회의를 열고 100%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절반 이상의 단체장들이 과도한 재정 부담으로 인한 고충을 호소했다”며 “당과 정부, 야당까지 동의한 88% 지급안에 독자적으로 움직이면서 이의를 제기하면 ‘국정 방해’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경기도에서 서울 이북에 있는 고양·파주·의정부·남양주 등을 떼어내 경기북도를 따로 설치하는 방안을 놓고도 두 후보는 첨예하게 맞섰다. 지난달 30일 이 전 대표는 “오랜 기간 상대적인 낙후를 겪는 경기북부를 경기도에서 나눌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캠프 홍정민 대변인은 “경기 북부의 재정자립도가 낮은 상태에서 남·북도로 분리하면 경기도 예산이 남부에 집중돼 남북 간 격차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의 지사직 사퇴도 요구하고 나섰다. 이낙연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원희룡 제주지사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 참여를 위해 1일 지사직을 사퇴한 점을 들며 “이 지사는 지사직을 사퇴하지 않은 채 지난달 30일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자신의 대선 경선 준비에만 한창”이라고 꼬집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