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국방개혁실 전담조직 재편…내년 이후나 AI무기 목록 나올 듯
중·러, AI무인전투기·로봇전투부대 등 박차…일본도 2035년 무인기 배치
[김귀근의 병영톡톡] '인공지능 무기체계' 계획없이 장밋빛 구상만

주변국이 인공지능(AI) 탑재 무인전투체계와 로봇 전투부대 등을 곧 실전 배치하는 단계에 이르는 등 한국군과 격차를 크게 벌리자 국방부가 발등에 불 떨어진 듯 인제야 야단법석이다.

미래 대비 국방혁신을 위한 전담 조직을 7월에 재편하고, AI 무기체계 확보 구상안도 부랴부랴 만들어 내놓았다.

국방부는 지난 28일 서욱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미래국방혁신 주요 지휘관회의'라는 타이틀을 단 회의를 소집해 AI 무인전투체계를 신속히 전력화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근래 보기 드물 정도로 20여개 군내 관련 기관이 화상으로 연결되어 참여했다.

회의에서는 미래에 대비한 국방·군사전략 방안과 합동작전 수행 개념 등을 담은 '미래국방혁신구상'을 공개했다.

어떤 AI 무기체계를 확보하고, 언제까지 개발하겠다는 등의 로드맵이 나올지 이목이 쏠렸지만, 그런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그야말로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장밋빛 구상'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국방부, AI 무인전투체계 로드맵 "연말까지"…이제 직제 개편해 장담 못 해
박재민 국방부 차관 주관으로 조직된 국방부의 '미래국방혁신구상TF'는 지난 3월부터 국방부와 합참, 방위사업청, 한국국방연구원 등 관련 기관 전문가들과 4개월여간 연구 끝에 '미래국방혁신구상'을 마련했다.

이 구상은 국방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국방과학기술위원회'를 설치해 미래 신기술 연구개발 사업 추진 방향을 심의하고, AI 무기체계의 신속한 전력화를 추진하는 방안을 담았다.

AI 무기체계 사업 추진 방식을 결정하는 이 위원회는 내년 전반기 열릴 것으로 보인다.

내년 이후에나 AI 무인무기체계가 목록화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귀근의 병영톡톡] '인공지능 무기체계' 계획없이 장밋빛 구상만

아울러 국방부는 이 구상을 실행하고자 국방개혁실 일부 조직을 재편했다.

국방개혁실은 '국방개혁2.0'을 총괄 지휘했던 부서다.

국방부는 지난 2005년부터 2020년까지를 목표로 한 국방개혁2.0이 여러 성과와 함께 종료된 것으로 판단하고 국방개혁실에 새로운 임무를 부여한 셈이다.

국방개혁실장 아래의 미래군구조기획담당관, 스마트국방혁신담당관을 각각 '미래국방기획담당관'과 '국방혁신기술담당관'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AI 무기체계 업무를 이곳으로 이관했다.

이에 따라 올해 7월 25일까지 한시적 조직이었던 국방개혁실은 2023년 7월 25일까지로 2년 연장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주변국의 군사혁신 수준과 AI 무기체계 개발 속도를 볼 때 이번 국방부의 조직 재편은 한참 늦었다고 지적한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 억제에 비중을 두고, 재래식 전쟁에 대비한 군 조직·부대 개편에 치중한 국방개혁2.0 완성에 집중했던 노력과 병행해서 미래전 대비 국방조직 정비에도 눈을 돌렸어야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군 수뇌가 바뀔 때마다 국방개혁2.0의 내용이 조정되고, 각종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국방부의 다른 업무가 마비되다시피 하고 그저 땜질식 처방에 역량을 쏟다 보니 미래를 대비한 군사혁신 준비에 소홀해왔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 국방개혁2.0은 미국의 국방개혁을 벤치마킹했지만, 정작 미국은 기존 무기체계와 전투방식으론 군사혁신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수년 전에 기존 개혁안을 폐기했다.

[김귀근의 병영톡톡] '인공지능 무기체계' 계획없이 장밋빛 구상만

이후 미국은 미래전에 대비한 군사혁신에 집중한 결과, 국방 사이버·클라우드(2018~2019년), 디지털 현대화(2019년), 전자기 스펙트럼(2020), IT(정보기술) 개혁(2021년) 전략 등을 잇달아 내놓았다.

국방부는 연말까지 AI 무인체계 발전 마스터플랜과 중장기 소요 및 기술 개발 로드맵을 수립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번 달에서야 조직을 재편하고, 업무를 조정한 것으로 미뤄 그 결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무인전투기·로봇 전투부대 곧 출현…일본, 2035년 AI 무인전투기 실전배치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은 수년 전부터 AI에 기반한 무인전투체계와 로봇, 드론 등 미래전의 양상을 바꿀 신무기체계 개발을 위한 과감한 군사혁신에 나섰다.

군 조직을 바꾸고 기술과 예산을 집중한 결과, 공상과학(SF) 영화에 나오는 무기들을 곧 전력화할 태세다.

군사 전문가들은 늦어도 2025년부터 무인전투기 등 일부 무인전투체계와 유인전투체계가 팀을 이뤄 실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정부와 군의 리더들이 한 발짝 앞을 내다보고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군사 분야에 빠르게 적용한 결과로 보인다.

국방부가 미래국방혁신 구상을 발표하면서 소개한 주변국 군사혁신 동향을 보면 현재 한국군의 수준과 대비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미국은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주도로 '게임체인징'(전장 판도 변화)이 가능한 혁신적 국방과학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있고, 국방부 내에 합동인공지능센터(JAIC)를 설치해 '국방AI'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미국 합참은 합동 전 영역 작전개념(JADO)을 채택했는데 여기에는 미국 본토에서 한반도에 이르는 전 영역에서 AI 기반 무인체계에 의한 작전 수행을 명시했다.

아울러 중국은 4차 산업혁명을 기회로 인식해 AI, 군집 로봇, 양자컴퓨팅, 드론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양자컴퓨팅 기술이 레이더에 적용되면 기존 레이더 한계를 뛰어넘어 탐지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한국 국방과학연구소(ADD)도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김귀근의 병영톡톡] '인공지능 무기체계' 계획없이 장밋빛 구상만

중국은 또 6세대 스텔스 무인전투기(AVIC 601-S)를 개발해 비행 시험 중이다.

2019년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는 고고도·고속 정찰 드론(DR-8)과 스텔스 드론(GJ-11) 등을 공개한 바 있다.

이 드론은 항공모함에 은밀 접근해 고해상도 사진과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 우주·사이버·전자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중국의 특징이다.

오는 2045년까지 우주 장비와 전력 측면에서 최고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러시아는 국가 주도로 AI를 탑재한 로봇 전투부대를 실전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오는 2025년까지 독립적으로 전투 임무 수행이 가능한 로봇 전투부대를 창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국가무장계획(2023~2033년)에 따라 군 현대화를 추진하면서 스텔스 무인전투기와 핵 추진 수중 드론 등을 개발하고 있다.

'포세이돈' 핵 추진 수중 드론은 항속거리가 무제한이며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해안시설이나 항공모함 등을 타격할 수 있는 이 드론은 잠수함 1척에 8기를 탑재한다.

러시아가 지난 20일 공개한 신형 단발 엔진 전투기(체크메이트)는 AI를 이용한 조종 지원 장치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체크메이트는 체스 용어로 '외통수'를 뜻한다.

상대를 절대 피할 수 없는 체크메이트 상태로 몰아넣는 전투기란 뜻으로, 미국 F-35 전투기에 대항하고자 개발했다.

[김귀근의 병영톡톡] '인공지능 무기체계' 계획없이 장밋빛 구상만

일본도 국방연구개발 4대 중점 분야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재원을 투입하고 있다.

4대 중점 분야는 무인전투체계, 스마트 네트워킹, 고출력에너지, 현존 장비 성능개량 등이다.

무인전투체계와 관련해서는 미국, 영국과 협력 아래 개발 중인 AI 무인전투기를 오는 2035년부터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일본은 AI 전투기 3대와 유인기 1대로 유·무인기 편대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인기가 AI 무인기를 컨트롤해 유인 조종사를 위협하는 적의 전투기와 미사일 등을 사전에 신속히 탐지해 제거하는 전술이다.

이에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7일 최근 주요 무력 분쟁지에서 사용된 무기들을 분석한 기사에서 "스스로 표적을 찾아 죽이는 무기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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