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급 이상 전방 전부 비우고 지휘관 평양에 불러 신뢰 표시
경제적 어려움 속 군부 다독여…남북 통신선 복원 등 정세변화 설명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식량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군심 다지기에 나서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4일부터 정전협정 체결 68주년인 27일 평양에서 사상 처음으로 군 총정치국과 총참모부, 국방성, 각 군종, 군단, 사단, 여단, 연대의 군사 지휘관과 정치위원들까지 참가한 강습회를 열었다.

강습회라고 하지만 '대화합'이라고 표현하면서 일선 지휘관들까지 모두 소집한 자리라는 점에서 군에 대한 신뢰를 표시하면서 결집하려는 의도가 강해 보인다.

북한 전역에 배치된 연대 이상의 부대 군사 및 정치 간부를 한꺼번에 닷새 이상 자리를 비우고 평양에 모이도록 한 셈이다.

북한은 이번 강습회를 정전협정 기념행사까지 모두 마친 뒤 30일 뒤늦게 보도하며 야전 지휘관들의 동시 공백에 대한 우려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김정은, 안팎 도전에 대응 속 '군심 다지기' 주목

이는 역으로 북한 지도부가 일선 지휘관들의 공백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군의 사기 진작과 결속이 절실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정치국 회의 등에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김 위원장은 이번 강습회에서 군에 대한 비판이나 불만은 드러내지 않았다.

노동당의 유일영도에 복종하고 "당에 대한 인민의 신뢰심을 보위하는 초병" 등 당의 위민헌신 정책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을 주로 강조했다.

군의 문제점이나 비판은 권영진 군 총정치국장의 보고와 토론자들에게서 나왔다.

이런 모습은 최근 북한 내부에서 식량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군 비축미 등을 활용한 데 대한 노동당의 명령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당 중순 전원회의에서 식량사정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지역 주둔 군부대의 군량미와 '2호미'(전쟁비축미)도 풀라는 내용 등을 담은 '특별명령서'를 발표했다.

군부대의 주도적 방역 조치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자 열흘 만에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방역 부문에서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업무태만 책임을 물어 군 수뇌부에 대한 강등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군 서열 1위 리병철을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해임했고 박정천 군 총참모장의 계급을 군 원수에서 차수로 강등했으며 국방상을 김정관에서 리영길로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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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지난 8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방역 중대사건'은 평북 의주 방역장 소독시설 가동준비 미흡과 전시 비축미 공급지연 및 관리실태 부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정보위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전했다.

현재 북한군은 김 위원장이 추진하는 주요 주택 및 주요 시설물 건설 등 경제현장에서 최일선에 서 있고 코로나19 방역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국가 보위뿐 아니라 북한 경제 등 모든 분야에 없어서는 안 될 '주력군'이지만, 그렇다고 형편이 나은 것도 아니다.

기본적인 식량 부족으로 군인들 역시 먹는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군을 질타하고 대대적인 인사 강등 조처를 한 것은 군의 사기 진작은 고사하고 오히려 불만을 키울 요소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최전선의 연대 이상 부대 지휘관들까지 불러들여 다독이며 신임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강습회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노동당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명의의 연회를 베풀었으며 요즘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는 국무위원회연주단 공연도 관람토록 하며 신경을 쓴 모습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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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번 강습회는 지난 27일 남북이 정상 간 합의로 단절했던 통신 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한 시점에서 열렸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김 위원장은 강습회에서 "적대세력의 군사연습과 선제타격" 등에 '능동적·공세적 준비태세를 강조했지만 핵 억제력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강습회 배경과 관련해 "변화된 정세의 요구에 부합한 군건설 방향과 방침들"을 재주입시키는 것이라고 말해 정세에 따른 대외정책 변화의 방향과 당위성 등을 설명했을 수 있다.

더욱이 2018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이어가며 한반도 정세변화를 추구했지만, 하노이 노딜로 성과를 만들어 내지 못했던 만큼 이번에는 군심을 다독이며 외교행동에 나서기 위한 기반을 닦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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