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위 공직자들 '사퇴 바람'…내년 지방선거 출마 '잰걸음'
전북 출신 고위 공직자들이 내년 6월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잇따라 사퇴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전북지역은 권리당원 확보가 사실상 승패를 가르기 때문에 선거 일정을 고려한 이들 공직자의 등판 시기가 빨라지는 분위기다.

고위 공직자들이 가장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는 곳은 김승수 시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전주시장 자리다.

조지훈 전북도 경제통상진흥원장이 이달 초 사퇴하면서 불을 붙였다.

연임(임기 2년) 중인 조 원장은 내년 전주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재임 7개월 만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다.

조 원장은 "시장 출마계획이 있음에도 계속 원장직을 유지하는 것이 조직에 더 누가 될 거 같아 사직서를 냈다"면서 "출마 선언은 사직서가 처리되는 8월쯤에 할 예정"이라며 밝혔다.

백순기 전주시설공단 이사장도 이달 초 사표를 제출한 뒤 전주시장 선거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김승수 시장과 호흡을 맞춰온 백 이사장은 그간 전주시 생태도시 국장과 복지환경국장, 완산구청장 등을 두루 거쳤다.

우범기 전북도 정무부지사의 사퇴 시기도 임박했다.

우범기 부지사는 지난 6월 "전북도의 내년 국가 예산 작업이 마무리되는 9월쯤에 (부지사직을) 사퇴하고 전주시장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행정고시(35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뒤 광주광역시 경제부시장, 기획재정부 장기전략 국장, 민주당 예산결산위원회 수석전문위원 등을 역임한 그는 "평생을 공무원만 했기 때문에 현실 정치가 그리 녹록지 않다"면서도 "나름대로 (전주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시장 선거 후보로는 이들 외에 서윤근 전주시의회 의원, 엄윤상 변호사, 이중선 전 청와대 행정관, 임정엽 전 완주군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전북 고위 공직자들 '사퇴 바람'…내년 지방선거 출마 '잰걸음'
최훈식 전주시 맑은물사업소 본부장도 정년이 5년이나 남았지만 지난 5일 명예퇴직했다.

1992년 첫 공직 생활을 장수군에서 시작한 그는 재선에 나서는 장영수 군수, 두 번째 도전하는 양성빈 전 전북도의원, 이란우 전북대병원 상임감사 등과 경쟁할 전망이다.

그는 "민주당에 입당했으며, 장수군민들과 호흡하며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며 벌써 표밭갈이에 나섰다.

국토교통부 차관과 전북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최정호 국립항공박물관장도 최근 사직서를 내고 익산시장 선거에 뛰어들 채비를 했다.

여기에 지난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강팔문 새만금개발공사 사장도 익산시장 선거에 뛰어들 전망이어서 도내 일부 시·군에서 고위 공직자들이 조기 등판을 위해 줄사퇴하는 형국이다.

익산시장 후보로는 정헌율 현 익산시장, 김대중 전 전북도의원, 조용식 전 전북경찰청장, 김성중 익산성장포럼 대표, 박경철 전 익산시장, 최영규 전북도의원 등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고위 공직자들이 얼굴을 알리고 경선을 위한 권리 당원 모집 등을 위해 최근 잇따라 사퇴하면서 선거 시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면서 "정치인과 달리 대체로 안정적 생활을 해온 이들이 어떻게 민심을 파고들지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