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낮춘 송영길, '오거돈 성추행' 2차가해 논란에 사과 자청
'김경수 빠진 PK 보듬기' 與 부산행…신공항 드라이브 재개(종합)
더불어민주당이 29일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해운업 부흥을 내걸고 부산·울산·경남 지역민심 구애에 나섰다.

당 지도부는 영남 권역에서 고른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정권 재창출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보고 '험지 구애'를 이어갈 방침이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부산을 찾아 자신이 직접 위원장을 맡은 가덕신공항특위 첫 회의를 주재하고, 공항 부지를 둘러보는 등 당 차원의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송 대표는 "인천국제공항을 만들 때도 아무도 이렇게 발전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가덕신공항은 단순한 여객뿐만이 아니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경제를 첨단산업으로 바꾸는 항공·화물의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위 부위원장인 김영배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꿈꿨던 트라이포트(항공·항만·철도)가 목전에 다가와 있다"며 "부산국제공항은 부울경 메가시티 전략을 성공시킬 수 있는 국가발전전략의 핵심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이날 앞서 송 대표는 부산마린센터에서 열린 해운업계 간담회에서 "해운은 국가 전략산업"이라며 "우리나라를 10대 경제대국으로 만드는 데에 희생한 선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추켜세우는 등 부산 경제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해운업에 대해 지원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30일에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부산을 찾아 현안을 챙겨볼 정도로 PK(부산·경남) 민심 보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지난 21일 '드루킹 댓글조작' 유죄 확정판결 이후 도정 공백 우려를 차단하고 민심 이반을 최소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김 전 지사는 지난 26일 경남 창원교도소에 수감됐다.

4·7 재보선 당시 민주당이 서울보다 부산에서 더 큰 표 차로 참패했던 점에 비춰보면, 부울경 민심을 돌려세워야만 대권 가도에서 거센 '정권 심판론'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근원적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송 대표가 4·7 보궐선거 당시 부산시장 후보로 나섰던 낙선한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과 오찬을 함께한 데 이어 부산을 야당에 내준 원인이 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재차 자세를 낮춘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송 대표는 가덕신공항 부지 시찰을 마친 후 취재진에 추가 발언을 자청, 변성완 전 시장 직무대행이 사건을 적절히 처리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먼저 언급하고 나섰다.

송 대표는 "2차 가해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피해자 측이 원한다면, 직접 만나 민주당을 대표해 사과의 뜻을 전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성추행 사건으로 서울·부산시장이 사퇴했음에도 불구, 당헌을 고쳐 재보선에 후보를 공천했던 논란의 원점부터 완전히 털고 가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