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추미애 '철회 요구'에
이낙연 "여야합의 존중해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여야가 상·하반기 나누기로 한 합의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내 갈등이 대선 주자들 간 논쟁으로 확대됐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도부에 합의를 철회할 것을 요구한 반면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여야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며 수용 의견을 밝혔다.

이 전 대표의 대선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배재정 전 의원은 27일 서면 브리핑에서 “여야 합의의 본질은 법사위원장 자리가 아니라 비정상적으로 운영돼온 법사위의 정상화”라며 합의 내용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JTBC에 출연, “불만이 있더라도 지키는 것이 민주주의를 위해 바람직하다”며 “원칙적으로 여야가 합의했으면 지키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이 ‘여야 합의 준수’를 외치고 있는 배경에는 이 지사 측의 ‘합의 흔들기’가 있다. 이 지사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법사위 양보는 개혁입법을 좌초시킬 수 있다”며 “민주당 대선 후보들에게 법사위 양보 재고 및 권한 축소를 요청하는 공동입장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수행실장을 맡고 있는 김남국 의원은 이날 친민주당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클리앙에 글을 올려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권한이 확실하게 바뀌지 않는다면 반대투표를 하겠다”며 당론 거부를 시사했다.

법사위원장직을 두고 여야는 물론이고 여권 내에서도 갈등이 생긴 것은 법사위가 가진 체계·자구 심사권 때문이다.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은 국회 본회의로 상정되기 이전에 법사위의 체계 자구 심사에서 해당 법안이 기존 법과 충돌하지 않는지와 법안의 문구가 적정한지 등의 심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법사위원장이 법안 내용을 수정하거나,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막는 ‘입법 사보타주’가 가능한 탓에 법사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여야 갈등이 이어져 왔다.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도로 민주당이 21대 국회 전반기 법사위원장을 맡고, 국민의힘이 후반기 위원장직을 가져가는 데 뜻을 모았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민주당 의원들에게 친전을 보내 “(이번 합의는) 국회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상임위원장 독식은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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