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李는 TV토론 앞두고 직접 충돌 '자제 모드'

민주당 지도부의 자제 요청에도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신경전이 격화하고 있다.

탄핵 진실게임에 이어 터진 '백제 발언' 논란이 당내 지역주의 감정선을 건드리며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28일로 예정된 경선 후보들의 '원팀 협약식'을 앞두고 당 지도부가 제동을 걸었지만, 양측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벼랑 끝 대치로 치닫는 모습이다.

이재명 캠프 수석대변인인 박찬대 의원은 27일 CBS 라디오에서 "지역 비하 얘기를 우리 캠프 측에서 꺼낸 적이 없고, 이낙연 캠프에서 꺼냈다"며 "(이낙연 전 대표 측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마당에 '원팀 협약식'이 무슨 의미냐는 강경한 흐름도 있다"고 전했다.

캠프 상황실장인 김영진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를 겨냥, "자기 논리를 합리화하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 분 대통령을 소환하는 것은 대단히 나쁜 형태의 네거티브"라며 "네거티브로는 1등을 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후보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전대표가 전남지사 시절인 지난 2016년 4월 전남 출신으로 농협 수장에 오른 김병원 당시 농협중앙회장을 만나 '호남 사람이 전국 조직의 중앙회장으로 선출되기는 몹시 어렵다'고 발언했던 것을 인용, "(백제 발언과) 같은 취지의 덕담"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결국 발언이 문제가 아니라, 지역주의 망령을 불러일으켜서라도 선거에서 작은 이득이라도 보려는 얄팍한 선거전략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내일 '원팀 협약' 한다면서…치킨게임 치닫는 이재명-이낙연(종합)
반면 이낙연 캠프 종합상황본부장 최인호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이 지사의 인터뷰 전문을 다섯 번 정도 다시 읽어봤는데, 특정 지역 불가론 인식을 분명히 드러냈다"며 "지역주의에 기초한 선거전략을 가졌다는 의구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핵론 공세가 이어지는 데 대해서도 "정치적 양심을 걸고 반대했다고 명확히 수차례 밝힌 것을 거짓말로 몰고 가고,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소환해서 네거티브하는 것에 대해 대통령을 모신 비서 출신으로서 상당히 유감"이라고 받아쳤다.

호남 출신인 정세균 국무총리도 MBC 라디오에서 "민주당의 역사성과 정체성으로 결코 용납 못 할 태도"라며 "안동에서의 '영남 차별' 발언 등을 보면, 지역주의에 젖어있다는 것"이라고 이 지사를 비판했다.

다만 캠프 간 극한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본경선 첫 TV토론을 하루 앞둔 이재명 이낙연 두 후보는 상대방을 겨냥한 직접 비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지사는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이 전 대표의 중앙일보 인터뷰 전문을 직접 공유하며 논쟁의 최전방에 섰으나, 이날은 계곡 정비 등 경기도정 이슈에 주력하며 말을 아꼈다.

이 전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거기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공방 자제 합의에 있다.

그 협약을 곧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을 지키겠다"며 한 발짝 물러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