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오전 10시 군 통신선 통화 개시…북 차단 13개월만에 재개통
군 당국 "군사합의 계속 이행…추가 협력사업 논의 기대"
'정전협정 68주년'에 남북 軍통신선 복원…군사합의 이행 힘받나
북한이 남측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단절했던 남북 군 통신선을 13개월 만에 복원해 남북 군사 당국 간의 소통이 정상화될지 주목된다.

27일 군 당국에 따르면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군 통신선을 이용한 전화 통화를 개시했다.

이는 북한이 작년 6월 9일부터 군 통신선을 통한 정기 통화에 응답하지 않은 지 13개월 만이다.

특히 이날은 6·25전쟁이 정전협정을 체결하면서 서로를 향한 총성을 멈춘 지 68년이 되는 날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남북 군사 당국 간의 채널이 복원되면서 9·19 군사합의에 따른 상호 신뢰 조치 및 협력사업이 활력을 되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군사합의에 따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 왕래, 화살머리고지 등 비무장지대(DMZ) 6·25 전사자 유해 공동발굴 작업 등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

남측은 북측에 대해 이런 미이행 사업을 조속히 실행하자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북측이 군사 채널을 단절시키면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진척되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번 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군사합의 사항들이 계속 이행돼야 하고, 추가적인 협력 사업도 논의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청와대 핫라인을 포함해 모든 남북 간 통신연락 채널을 완전히 차단·폐기하겠다고 밝히면서 실행에 옮겼다.

이후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및 함정 간 국제상선공통망(핫라인) 등 군사 소통 채널은 북측의 무응답으로 모두 먹통이 됐다.

특히 북한은 작년 6월 개성공단 군대 전개 등 예고했던 대남 군사행동 조치를 전격 취소했지만, 군 통신선은 복원하지 않았다.

남측의 전단 살포 등을 '적대행위'로 간주한 북한의 감정적 앙금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같은 해 해양수산부 소속 실종 공무원의 피격 사망에 대한 공동조사를 위한 협의를 위해 군 통신선을 재가동하자고 요청했지만, 북측은 응하지 않았다.

남측이 통신선을 이용해 전화를 걸었지만, '오프(꺼짐)' 상태였다.

단절 이전 남북 군사 당국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이용해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 등 두 차례 정기적인 통화를 해왔다.

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남측이 북측에 보내는 대북 전화통지문을 발송하는 통로로 이용됐다.

서해지구와 동해지구에는 각각 3회선의 통신선이 구축되어 있다.

2002년 9월 17일 남북 군상황실 간 통신선을 설치키로 합의한 뒤 같은 달 24일에는 서해지구에, 이듬해 12월 5일에는 동해지구에 각각 설치됐다.

광케이블인 통신선은 직통전화 1회선, 팩시밀리 1회선, 예비선 1회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2009년 12월 22일 서·동해지구에서 동케이블을 광케이블 통신망으로 연결하는 공사를 완료했다.

북한은 2011년 5월 31일 동해지구 통신선을 차단하고 금강산지구 통신연락소를 폐쇄했다.

이후 2010년에는 동해지역 산불로 동해지구 통신선은 단절됐다가 2018년 복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