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부상 담화 이어 홈페이지에 글 게재
북한 외무성, 쿠바시위 '미 배후설' 연일 주장…"내정간섭 책동"
북한이 중남미 사회주의 국가 쿠바에서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두고 배후에 미국이 있다며 연일 비난하고 나섰다.

북한 외무성은 22일 홈페이지에 실은 글에서 "아바나를 비롯한 각 도시에서 혁명정부에 도전하는 반정부 시위를 제압하고 적대세력의 내정간섭 책동을 규탄·배격하는 군중 집회가 진행됐다"며 "미국의 내정간섭을 물리치고 사회주의 기치를 굳건히 고수해나가기 위한 쿠바 인민의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옹호했다.

외무성은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해 이번 시위가 "사회주의와 혁명을 말살하려는 미국의 배후조종과 끈질긴 반(反)쿠바 봉쇄 책동의 산물"이자 "전염병 전파상황을 왜곡해 주민 속에서 불만을 야기시키고 인민 단결을 파괴하려는 불순분자들의 시도"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쿠바 경제 제재도 함께 비난했다.

외무성은 "최근 유엔 총회에서 쿠바에 대한 미국의 경제, 무역, 금융봉쇄를 철회한 데 대한 결의가 또다시 채택"됐다면서 "이것이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목소리"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경제제재 탓에 쿠바의 식량·의약품·전력난이 심화해서 시위를 촉발하는 배경이 됐다고 우회 비난한 셈이다.

반면, 쿠바 당국이 미성년자를 포함해 시위 참가자 500여명을 무더기로 강압 체포하고, 즉결심판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북한 외무성, 쿠바시위 '미 배후설' 연일 주장…"내정간섭 책동"
북한 외무성이 쿠바 시위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지난 1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쿠바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는 사회주의와 혁명을 말살하려는 외부세력의 배후조종과 끈질긴 반쿠바 봉쇄 책동의 산물"이라고 미국을 우회 겨냥했으며, 21일 밤에는 박명국 외무성 부상 명의로 담화를 내고 "쿠바사태의 진범인, 배후조종자는 다름 아닌 미국"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북한과 쿠바는 1960년 수교 이래 같은 사회주의 체제와 반미노선을 축으로 특별한 친분관계를 유지하면서 국제무대에서도 상호 입장을 지지해왔다.

'혁명 1세대'인 김일성 주석과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의 유대를 토대로 2018년 당시 평의회 의장이던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하며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