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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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 김두관 의원이 2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구 방문 일정을 놓고 "윤석열의 마지막 보수표 구걸로 기록될 것"이라며 강도 높게 공격했다. 전날 윤 전 총장의 5·18 민주묘역 참배 행보에 '더러운 손'이라며 원색 비난한 데 이은 후속타다.

이날 김 의원은 '마지막 보수표 구걸로 기록될 윤석열의 대구 방문' 제하 입장문을 통해 "윤 전 총장 본인과 가족, 측근 관련 사건과 엊그제 터진 삼부토건 회장 골프 접대 의혹까지 검증의 칼날이 서서히 조여오자 대구로 피신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3월 3일 윤 전 총장은 대구에 가서 '대구는 저를 품어준 곳'이라 말했다. 그리고 다음 날 '헌법정신이 파괴되고 있다'는 뜬구름 같은 소리를 하며 사표를 던졌다"며 "사표를 내지 않았다면 '대구지검 방문'이었겠지만 사표를 냈기 때문에 그날 대구 방문은 '대권 출정식'으로 기록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늘 또 대구에 간다고 한다"며 "이번에는 2·28 기념탑을 참배하고 서문시장에서 간담회를 연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이 되살아난다면 오늘 방문을 '민생탐방'으로 기록하겠지만, 오늘 이후에도 지지율 폭락에는 가속도가 붙을 것이기 때문에 '윤석열의 마지막 보수표 구걸'로 기록될 것"이라고 힐난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3일 오전 '윤석열이 듣습니다' 다섯 번째 행보로 서울 도봉구 한 부동산 중개소를 방문, 방진기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도봉구지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3일 오전 '윤석열이 듣습니다' 다섯 번째 행보로 서울 도봉구 한 부동산 중개소를 방문, 방진기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도봉구지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지난 13일 부동산 부동산중개업자를 만난 사진을 두고 "이 사진을 보고 많은 분이이 경청이 아니라 취조의 느낌이 더 강하다고 한다"며 "평생을 그리 살아오셨으니 몸에 배서 그렇겠지만 오늘 대구 방문은 이 점을 유념하라. 특히 말을 하면 할수록 표가 떨어지니 주로 듣기만 하시길 바란다"라고 했다.

이날 오전 윤 전 총장은 '윤석열이 듣습니다'라는 민생 행보의 일환으로 대구를 방문했다. 그는 2·28 민주운동기념탑을 참배한 뒤 2·28 민주운동기념사업회 측과 간담회를 가졌다.

윤 전 총장은 "민주화 운동의 시작이 바로 이곳이었다"며 "법치와 민주주의라는 기반에 입각해 재도약을 하고 큰 번영을 이뤄내 새로운 문화가 발전해야만 그 정신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7일 광주 국립 5·18 묘지를 참배하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김두관 의원은 19일 "광주 정신을 모독하고 있다"며 김 전 총장이 만진 묘비를 닦아냈다. 사진은 김 전 총장이 묘비를 붙잡고 추모하는 모습(왼쪽)과 김 의원이 묘비를 닦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7일 광주 국립 5·18 묘지를 참배하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김두관 의원은 19일 "광주 정신을 모독하고 있다"며 김 전 총장이 만진 묘비를 닦아냈다. 사진은 김 전 총장이 묘비를 붙잡고 추모하는 모습(왼쪽)과 김 의원이 묘비를 닦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한편 김 의원은 지난 19일 윤 전 총장의 광주 5·18 민주묘역 참배 행보 역시 원색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날 김 의원은 직접 묘역을 찾아 묘비를 닦기도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윤석열이 5·18 민주묘지를 다녀간 이후 곧바로 광주로 내려가 '윤석열이 더럽혀 놓은 비석'을 닦았다"며 "윤석열이 속했던 조직에서 광주 시민을 폭도와 빨갱이로 몰았던 전적이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7일 5·18 민주묘지를 찾아 "광주의 한을 자유민주주의와 경제 번영으로 승화시키겠다"며 "피를 흘린 열사와 선열들의 죽음을 아깝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 위에서 광주전남 지역이 고도 산업화와 풍요한 경제 성장의 기지가 되고 발전하는 모습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지역이 됐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방명록에는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피로써 지킨 5·18정신을 이어받아 국민과 함께 통합과 번영을 이뤄내겠다"고 적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의 광주 방문을 놓고 '여권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