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미래경제', 추미애 '촛불 1004', 김두관 '좋은 사람', 박용진 'OK'

여권 대선주자들의 경선캠프가 내부 준비를 마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경선 컷오프를 통과한 6명의 후보는 모두 국회 근처인 서여의도에 진을 치며 정치적 접근성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이 중에서도 일찌감치 명당에 둥지를 튼 '빅3'는 간판이자 얼굴 격인 캠프의 브랜딩을 통해 자신이 최적의 후보임을 앞다퉈 강조하고 있다.

반면 후발주자 3명은 관행 탈피를 통해 자신만의 색채를 드러내는 모양새다.

'열린 이재명' vs '필연 이낙연'…캠프명을 보면 전략이 보인다(종합)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6월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캠프를 차렸던 극동VIP빌딩에 진을 쳤다.

캠프 이름은 대국민 포용과 개방, 직접 소통의 의미를 두루 담은 '열린 캠프'다.

당내 기반이 약한 이 지사의 약점을 보완하자는 차원에서 다양한 인사를 포용해 성공한 후보가 되자는 다짐도 녹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이 캠프를 차렸던 대산빌딩을 선택했다.

현 정부의 정책 의지를 잇고 정권을 성공적으로 재창출할 친문 후보임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캠프 이름인 '필연 캠프' 역시 이러한 의지를 녹인 산물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필승 이낙연'의 준말이기도 하지만 이 전 대표에게 대통령직과, 문 대통령의 의지를 잇는 것은 필연(必然)이라는 의미를 함께 담았다"고 설명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을 배출하는 등 명당으로 유명한 용산빌딩에 둥지를 텄다.

캠프 이름은 '미래경제 캠프'로, 이광재 의원과 단일화한 뒤 지난주 최종 확정됐다.

정 전 총리 측은 통화에서 "정세균의 '경제'에 이광재의 '미래'를 합쳤다"며 "사안을 두루 통합하는 후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열린 이재명' vs '필연 이낙연'…캠프명을 보면 전략이 보인다(종합)
추미애 전 대표는 국회 정문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인 산정빌딩 1004호에 진을 쳤다.

'촛불 천사(1004)'라는 의미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추 전 대표 측은 "우리는 돕는 의원과 캠프 이름, 직제가 없는 3무(無) 캠프"라며 "워낙 다양한 시민들이 와서 캠프 일을 도와주고 있다.

우리는 시민이 주력인 캠프"라고 강조했다.

선거 실탄인 후원금이 여타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박용진 의원은 국회 정문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인 오성빌딩에 뿌리를 내렸다.

이곳은 '빅3'의 캠프와 비교해 임대료가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일하기 좋은 환경인지 여부를 중심적으로 따졌다"고 밝혔다.

저렴한 임대료를 역으로 활용해 실용성을 강조하는 후보 이미지를 부각한 셈이다.

캠프 이름은 이날 내부 회의를 거쳐 'OK 캠프'로 확정됐다.

김정현 공보단장은 이날 공지에서 "경선승리 OK, 대선승리 OK, 경제성장 OK, 국민통합 OK, 민생우선 OK라는 의미"라며 "박용진 후보의 필승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두관 의원은 '좋은 사람 캠프'라는 이름을 잠정 확정한 상태다.

'좋은 사람'은 김 의원이 정치를 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평가이기도 하다.

김 의원의 캠프는 국회 정문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인 중앙보훈회관으로 정했다.

김 의원 측은 "대한민국을 위해 일한 사람들의 공로를 잊지 않겠다, 따뜻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