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먹인사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왼쪽)이 19일 서울시청을 찾아 오세훈 서울시장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 주먹인사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왼쪽)이 19일 서울시청을 찾아 오세훈 서울시장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 경선에서 ‘역전드라마’를 노리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입당 후 당내 인사들과의 접촉을 늘리면서 기반 다지기에 열중하고 있다. 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광주에 이어 대구 방문 계획을 밝히면서 당 밖에서 외연 확장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최 전 원장은 19일 서울시청에서 오 시장을 만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역전 드라마와 저력을 보고 감동했다”며 “역시 고수이시다”고 덕담했다. 그러자 오 시장은 “입당을 너무 잘하셨다. 이제 당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적극적인 도움을 약속했다.

오 시장은 최 전 원장과 마찬가지로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비교적 늦게 출사표를 던진 후발주자였다. 초반 지지율도 열세였다. 그러나 당내 경선에서 나경원 전 의원을 꺾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막판 단일화 경선에서 극적으로 승리한 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이겼다. 최 전 원장은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서도 이런 역전 노하우에 대해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원장은 입당 후 여러 국민의힘 내 인사들을 만나며 ‘네트워크 형성’에 힘쓰고 있다. 경쟁자들에 비해 빠르게 당에 합류한 이점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입장에선 아무래도 당내 인사에게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다”며 “선거도 결국 도와주는 사람과 세력이 있어야 하는데, 최 전 원장 측이 이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윤 전 총장은 여전히 정당 밖 ‘장외정치’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7일 광주를 찾아 ‘중도·진보 표심 잡기’를 시도했고, 20일에는 ‘보수의 심장’ 대구를 찾을 예정이다. 광주와 대구를 연이어 찾는 일정 자체가 ‘최대한 모든 지지자를 아우르겠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정치권은 해석한다. 국민의힘 인사들과의 공개적인 만남도 피하는 모습이다. 여론 조사에서 야권 대선주자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만큼 ‘사람과 세력은 알아서 따라오지 않겠나’라는 계산을 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언론 메시지를 담당하는 공보팀을 강화했다. 그는 장덕상 전 청와대 행정관을 공보기획팀장으로 영입했다. 장 전 행정관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대통령비서실과 대변인실에서 근무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예고대로 《대한민국 금기 깨기》를 출간했다. ‘승자독식 구조를 깨고 기회복지 국가로 가야 한다’는 김 전 부총리의 생각을 담은 책이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미래와 우리 국민을 위한 길이라면 여러 가지 마다하지 않고 헌신하는 것이 제 도리”라며 대선 출마선언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김 전 부총리는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 세력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 출마 이후에도 ‘제3지대 장외정치’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