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권주자 중 절반 이상이 법조인 출신이거나 법학을 전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에 근무했거나 경영을 해본 후보는 두 명밖에 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실물경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주자들이 설익은 경제 공약부터 내걸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안상수 前시장
안상수 前시장
19일 국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출마선언을 했거나 출마가 확실시된 여야 후보 17명 중 판사·검사·변호사 등 법조인 출신만 7명에 달한다. 여권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변호사 출신이고, 3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판사였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법대를 나온 주자들까지 합치면 여야 합쳐 총 9명으로 절반이 넘는다. 야권에서도 검사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판사 출신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이 약진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노골화한 진영 간 갈등이 법조인 출신을 대거 정계로 불러들인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정세균 前총리
정세균 前총리
기업에 근무했거나 경영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기업인 출신 주자는 여야 통틀어 두 명뿐이다. 쌍용그룹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17년간 근무한 여권의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동양그룹 출신인 야권 안상수 전 인천시장뿐이다. 아직 출마 여부가 불확실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까지 합쳐도 세 명에 불과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인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과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등이 경제전문가로 언급되지만 이들은 경제학자 출신이다.

일각에선 유력 대선 주자들이 실물경제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진영 논리만 공고화하는 공약만 내놓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지사는 전날 “회사가 망할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고액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성장’ 취지라지만 자칫 잘못하면 시장 침체만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취임 즉시 토지공개념 관련 개헌을 하겠다고 공약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