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전 의원. / 사진=뉴스1
김영환 전 의원. / 사진=뉴스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대규모 집회 강행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야권의 비난이 거세다. 이 가운데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 캠프에 합류한 김영환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의원이 민노총을 향해 "살인자의 추억도 면죄부를 받는 귀족, 슈퍼 갑"이라며 맹공을 이어갔다.

김 전 의원은 19일 '민노총 당신은 이 못난 정권의 나쁜 남자요'라는 제하 입장문을 내고 "얼마나 더 특권과 반칙을 누려야 그대를 잊을 수 있나"라며 "김수희의 '애모'가 떠오른다"고 운을 뗐다.

이어 "민주노총은 귀족"이라며 "그들은 광화문 집회 살인자의 추억도 면죄부를 받는다. 박원순, 백기완 영결식도 코로나바이러스는 피해간다. 그들은 같은 자리의 반열에 서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슈퍼 갑"이라며 "당국은 소상공인들의 1인 시위는 단속하면서 민노총 8000명에게는 무방비 무대책이다. 정부와 당국은 민노총에 대해서만은 직무유기이고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민주노총은 대한민국 헌법에서 벗어난 소도(蘇塗)"라며 "그들의 마을에서는 고용도 세습되고 탈법도 용인된다. 총리도 방역 당국도 '한 번만 봐달라'고 굽신거린다"라고 비난했다.
지난 3일 오후 종로3가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노동법 전면 개정 등을 요구하며 도로를 점거한 채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오후 종로3가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노동법 전면 개정 등을 요구하며 도로를 점거한 채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앞서 민노총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8000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를 강행한 바 있다. 당시 서울시와 경찰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개최 금지를 통보하고 집회 예정지였던 여의도 일대를 봉쇄했지만, 민노총은 장소를 변경해 집회를 진행했다. 이어 이날 참여한 3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야당을 중심으로 정부가 유독 민노총 집회에만 '솜방망이'를 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 광화문 집회 당시에는 집회 참석자를 두고 '살인자'라고까지 표현한 정부가, 민노총 집회에는 안일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목소리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17일 논평을 통해 "민노총이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음에도 정부는 '자제 요청'에 그쳤고, 장소를 바꿔 기습 집회를 한 후에도 대통령은 '유감'만 표했을 뿐"이라며 "작년 보수단체가 주최한 광복절 집회 참가자들을 '살인자'라고 규정했던 정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또 "방역당국은 작년 보수단체의 집회 참가자 1만 명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조회해 참가자들의 동선을 끝까지 추적했지만, 민노총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동선 추적은 없었다"며 "보수단체의 집회에는 '쇠 방망이'를 들고, 민노총 집회에는 '솜방망이'를 들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집회의 성향에 따라 바뀌는 고무줄 방역 기준을 적용하며 '민생 방역'이 아닌 '정치 방역'을 해왔다"라며 "민노총은 집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마녀사냥'이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거센 비판을 받고도 110만 명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민노총이야말로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국민사냥'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노총 측은 확진자의 정확한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마녀사냥'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민노총은 입장문을 통해 "확진된 민주노총 조합원의 감염경로가 7월 3일 집회라는 것인지 명확히 밝혀져야 하는데, 공식적인 역학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집회가 주요 감염원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정부가 발표한 것은 부적절할뿐더러 마녀사냥이나 다름없다"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