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청와대 돼선 안돼, 철저한 실무조직"
금주 중 출마선언도 검토…속도전 행보, 윤석열과 차별
최재형, 여의도 명당에 선거캠프…'親언론, 탈계파' 기조(종합)
국민의힘 대권주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선거 캠프 조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야권의 다른 주자들보다 대선판 합류가 늦은 만큼, 후발주자의 한계를 단시간에 극복하기 위한 전광석화식 캠프 구성이다.

최 전 원장 측은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여의도 대하빌딩에 캠프 사무실을 계약했다고 밝혔다.

인테리어 공사를 거쳐 이달 하순에 사무실을 열 계획이다.

국회의사당 앞 대하빌딩은 과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 때 사용해 정치권에서 '선거 명당' 중 한 곳으로 불린다.

최 전 원장 측은 사무실에 브리핑룸을 둘지 검토 중이다.

측근을 통한 '전언'이 아닌 최 전 원장의 '육성'을 언론에 전달한다는 취지에서다.

최 전 원장 측은 "국회와 가깝고 언론과 소통하기 용이한 곳으로 잡는 게 좋겠다는 최 전 원장의 뜻에 따랐다"고 위치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선거 캠프 이름은 '최재형 열린 캠프'로 정해졌다.

최 전 원장 측은 또한 '작고'(Small), '똑똑하고'(Smart), '섬기는'(Servant)을 모토로 하기로 했다.

이른바 '3S'의 운영 원칙이다.

최 원장 측은 이명박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김기철 공보팀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과거 비서 출신인 김준성 메시지팀장을 실무진으로 영입했다.

거품의 직책을 빼기 위해 특보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직책은 팀장, 팀원으로 통일한다는 방침이다.

최 전 원장은 캠프 구성 방향과 관련, "과거를 돌아보면, 집권 이후 발생하는 여러 문제가 이미 대선 과정에서 잉태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캠프가 마치 예비 청와대로 인식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철저히 실무 지원조직으로 꾸려달라"고 당부했다고 캠프 측은 보도자료에서 전했다.

그는 특히 "계파의 시대를 넘어서야 한다"며 "출신에 관계없이 유능한 분들을 모셔 미래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능력 위주의 인사 원칙도 강조했다고 한다.

최 전 원장은 전날 부산 행사를 마친 뒤 내부 회의를 통해 이러한 캠프 구성 원칙과 기조를 정했다,
최재형, 여의도 명당에 선거캠프…'親언론, 탈계파' 기조(종합)
최 전 원장에 대한 지지·지원 의사를 밝힌 전·현직 의원은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최 전 원장이 금주 중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주 중(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 정치 이슈가 매몰되기 전에 출마 선언과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후발주자로서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 전 원장 측은 금주 출마 선언 가능성에 대해 "집중 논의 중"이라며 "당에 들어왔기 때문에 접촉면을 넓히는 게 조금은 더 급하긴 하지만 동시다발적으로 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의 속도전 행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차별화 부각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직 사퇴 후 약 3개월간 잠행한 데 이어 국민의힘의 입당 요구에 선을 긋고 독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선거 캠프 사무실도 광화문 인근에 마련해 여의도 정치권과 거리를 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