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대통령제 개편 등 개헌 반대"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사진)이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대통령제 개편 등 헌법 개정 논의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며 명확한 반대 뜻을 밝혔다.

최 전 원장은 16일 ‘제73주년 제헌절을 맞이하여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라는 입장문을 통해 “우리 정치의 끊임없는 갈등과 극한투쟁이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이라고 하는데, 동의하기 어렵다”며 “우리 헌법이 제왕적 대통령제이기 때문이 아니라 헌법이 규정한 대통령제를 제왕적으로 운영해온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 헌법대로 국정을 운영해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변화를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 전 원장 선거캠프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이 제헌절을 맞아 개헌에 대한 반대 뜻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그동안 최 전 원장이 대선 경선에서 권력구조 개헌 공약을 들고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한 언론 인터뷰에서 최 전 원장에 대해 “대통령 5년 임기 중 2년만 하고 2024년 총선에서 내각제를 도입하는 개헌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인터뷰 직후 최 전 원장이 지인들에게 개헌 검토설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본인이 직접 개헌 관련 의사를 밝힌 적은 없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국가의 정책 수립이나 집행 과정에서 통치자의 의중에 따라 적법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으며,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권한을 넘어선 인사 개입도 많았다”며 “그 결과 공직자들이 국민보다는 정권의 눈치를 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말로도 현 정부를 에둘러 비판했다. 자신이 재직 시절 감사했던 문재인 정부의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사건’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