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전 의원. / 사진=뉴스1
이언주 전 의원. / 사진=뉴스1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파동을 두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작심 비판했다. 당내 합의를 거치지 않은 여야 대표 간 합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이 전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서 "최근 우리 당의 이준석 대표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당내 논의를 거치지 않고 여야 합의를 해 시끌시끌하다"며 "지금까지 30대 최연소 당 대표의 탄생이 신선한 점도 있고 여러 면에서 공감되는 주장들도 있었기에 응원하고 있었는데 이번 사안만큼은 지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먼저 "일단 이 문제는 추경안 즉 국회 본회의를 거쳐야 할 사안"이라며 "따라서 원내지도부와의 조율과 의총을 거치지 않고 당 대표가 일방적으로 합의한 점에 대해서는 내용을 떠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용 면에서도 그동안 우리 당이 취해 온 '코로나로 가장 취약하고 직격탄을 입은 계층에 집중 지원하자'는 방향에 반한다"며 "이 대표 본인은 '소상공인을 두텁게 지원하고'라는 전제를 달았다고 하나 어차피 방점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합의에 찍히게 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뉴스1
이 전 의원은 "결국 노련한 상대에 순진한 청년 대표가 당한 셈"이라며 "일단 확신이 안 갈 땐 발표라도 미뤘어야 하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 당 대표 리더십에 치명적이다. 어쨌든 이번엔 이렇게 얻어맞고 가야겠지만 또 다시 이런 실수를 하게 되면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4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전 국민 재난지원급 합의 번복 사태를 향한 당내 일각의 비판을 반박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재난지원금 논쟁에 저희가 '주지 말자'의 스탠스에 서는 것 자체가 전략적으로 옳은 선택인가에 대해선 강하게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바로 이 프레임을 노리는 것"이라며 이 대표를 향한 내부 비판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허은아 의원은 "재난지원금과 관련한 양당 대표의 해프닝에 당 내외에서 기다렸다는 듯한 반응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지금 이준석 대표를 향한 당내의 혼선은 자칫 국민께 '안 주기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민주당은 바로 이 프레임을 노리는 것이다. 지금까지 수없이 당하지 않았느냐"고 당부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