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합의 유효" 野 압박…국힘 "손실보상 우선, 합의? 팩트 아냐"
민주 일각 반발 '여진'…국힘, 내홍 속 이준석 리더십 시험대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파동, 추경심사에 후폭풍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깜짝 합의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국민의힘이 사실상 합의를 번복하는 모양새를 취한 가운데 민주당은 '공식 합의'였다며 맞서고 있어 당장 국회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심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4~15일 전체회의를 열어 추경안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하고 내주 예결위 차원의 세부적 증액·감액심사를 할 예정이다.

정도 차이는 있지만 여야 공히 이번 대표 합의에 따른 파열음이 빚어진 터라 내부 수습이 시급한 상황이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파동, 추경심사에 후폭풍
◇ 민주 "宋·李 합의 유효" 압박…"당론 확정도 안 됐는데 합의?" 반발도

민주당 지도부는 여야 대표간 전날밤 합의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100% 전국민 지급' 방향으로 추경안 심사에 속도를 올리겠다는 입장을 13일 내비쳤다.

야당이 심사 과정에서 '전국민 지급'에 반대할 경우 양당 대표간 합의문을 내세우며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 삶에 직결되는 문제에 대해 여야 대표간의 정치적 합의가 이렇게 가벼워서야 되겠나"고 비판했다.

'전국민 지급'을 주장해 온 대권주자들도 가세했다.

이재명 후보는 페이스북에 "아무리 약속이 헌신짝 취급받는 정치라지만 이건 아닙니다"라고 적었고, 추미애 후보는 "합의를 100분 만에 뒤집다니 국정이 장난이냐"고 했다.

'전국민 지급'이 당론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양당 대표간 합의가 이뤄진 것을 두고는 당내 불편한 기색도 감지됐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지원금 지급 대상은 실제 예결위에서 논의할 사안"이라며 "당론 확정도 안 됐는데 야당과 덜컥 합의해온 것은 순서가 바뀐 것 아니냐"고 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파동, 추경심사에 후폭풍
◇ 국민의힘 "손실보상 우선" 논란 진화…김기현 "합의? 팩트 아니다"

국민의힘은 '손실보상 우선 논의' 기조를 재확인하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추경 심사에서 최우선 고려사항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코로나19로) 실질적 피해를 본 분들에게 '핀셋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합의했다는 사실 자체가 팩트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 대표도 라디오에 나와 "선별지급, 선별지원이 당론"이라며 원내와 보조를 맞추며 진화에 나섰다.

당내 반발에 밀려 여야 대표간 합의를 번복했다는 비판과 관련해서는 "대변인 발표 때도 '각 당에서 협의를 통해 구체화해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독대 결과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전달하고 보도되는 과정에서 설명이 미흡했었다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당내에서는 여진이 이어졌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SNS에서 이 대표를 향해 "이런 식의 판단, 실망스럽다"며 "여당이 더 좋아하는 의도대로 동의해준 것이다.

송영길 대표가 국민의힘을 비웃고 있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해진 윤희숙 의원 등 원내에서도 공개 비판이 줄을 이어 '이준석 리더십' 논란으로까지 확산하는 모양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