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국민인권위원장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직기강 부패방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전현희 국민인권위원장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직기강 부패방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기능검정원이 운전면허 장내기능시험 전자채점기를 임의로 조작했더라도 사적 이익 등 부정한 목적이 없었다면 지방경찰청장이 처분한 6개월의 자격정지는 가혹하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실수로 응시생 검정순서를 바꿔 장내기능시험을 실시한 후 오채점을 정정처리하지 않고 전자채점기를 임의로 조작한 기능검정원에 대한 6개월의 자격정지처분을 3개월로 변경했다. 자동차운전학원에서 11년 이상 근무해 온 기능검정원 ㄱ씨(70세)는 장내기능시험 진행 도중 착오로 응시생 ㄴ씨의 검정순서에 응시생 ㄷ씨를 검정했다. ㄷ씨는 주차탈선 등 점수미달로 시험에 불합격했다.

이후 ㄱ씨는 응시생 ㄷ씨의 검정순서에 와서야 응시생을 바꿔 검정했다는 것을 알아챘다. ㄱ씨는 응시생 ㄴ씨에게 “당일 같은 이름으로 검정을 볼 수 없어 부득이 불합격 시켜야 한다”며 양해를 구하고 3일 후 응시하도록 했다. ㄱ씨는 이미 불합격한 응시생 ㄷ씨의 검정차량을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시동을 켜고 기어변속 감점과 안전띠 미착용으로 전자채점기를 조작해 실격시켰다. 경찰청의 ‘자동차운전면허 업무지침’에 따르면, 이런 경우 즉시 검정을 중지한 후 시험장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또 응시생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시험 진행 전인 응시생 ㄴ씨에 대한 검정을 진행해 학사관리시스템에서 대상자 정정처리를 해야 한다. ㄱ씨는 “응시생 ㄷ씨의 검정차량에 대해 전자채점기를 조작해 불합격 시킨 것은 어느 한 사람을 불법적으로 합격·불합격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불가피한 절차상의 문제였다”며 6개월의 자격정지처분은 너무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중앙행심위는 ㄱ씨에 대한 처분이 위법하지는 않으나 ㄱ씨의 위반행위가 사적 이익 등 부정한 목적이 아닌 당시 취해야 할 조치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해 발생한 단순 실수나 오류로 보았다. 또 △당시 ㄱ씨가 응시생 ㄴ씨에게 3일 후 재시험에 대한 양해를 구하고 응시생 ㄴ씨가 이에 동의하는 등 위반의 내용·정도가 경미해 교육생에게 미치는 피해가 적다고 보이는 점 △ㄱ씨가 11년 이상 기능검정원으로 근무해 왔고, 70세에 이르도록 여전히 모범적으로 근무해 온 점 등을 고려할 때 6개월의 자격정지처분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국민권익위 민성심 행정심판국장은 “이 사건은 행정처분의 감경 사유를 적극 적용해 청구인의 권리를 구제한 것에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