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영웅' 최영섭 해군 퇴역대령 별세…최재형 부친상
'대한해협 해전의 영웅'으로 불리는 최영섭(해사 3기) 퇴역 대령이 8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고인의 아들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에 따르면 최 대령은 이날 새벽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다.

고인은 6·25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 26일 새벽 무장병력 600여 명을 태우고 동해상에서 남하해 부산으로 침투하려던 북한 1천t급 무장 수송선을 대한해협에서 격침하는 데 결정적 공을 세웠다.

당시 해군 최초 전투함인 백두산함(PC-701)의 갑판사관(소위)이었다.

대한해협 해전은 6·25 전쟁에서 해군의 첫 승전 사례다.

최 대령은 이후 인천상륙작전 등 6·25 주요 전투에 참전해 혁혁한 공을 세웠고, 1964년 해군 최초의 구축함인 충무함 제2대 함장이 됐다.

해군은 지난 4월 최 대령의 일대기를 담은 '지략·용기·덕망을 겸비한 최영섭 대령' 평전을 출간한 바 있다.

최 대령은 당시 평전을 전달받은 자리에서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군인의 남은 가족들을 국가가 책임지고 챙겨야 강한 군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8년 해군 전사 및 순직자 자녀를 위해 3천만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강원도 평강에서 태어난 고인은 8·15 광복 후 온 가족이 월남한 실향민이다.

대표적인 병역 명문가로 유명한데, 동생 두 명은 해병대 대령과 해군 부사관으로 전역했고, 아들 넷 모두 육, 해, 공군에서 장교로 복무했다.

육군 법무관 출신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그의 둘째 아들이다.

고인의 손자 1명은 해병대 장교로 DMZ(비무장지대)에서 근무했고, 최 전 원장이 입양한 아들 2명도 병장으로 제대했다.

고인은 별세 전 "자손들에게 가급적 최전방에서 근무하라고 했다"며 "나는 육, 해. 공군과 해병대를 아우르는 통합사령관"이라고 자랑했다.

부친의 근무지였던 경남 진해에서 태어난 최 전 원장은 부친을 간호하는 데 진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직 사퇴 이후 가족과 함께 지방에서 머무르다 부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급거 귀경했다.

최 전 원장은 사의 표명을 앞둔 시점에서도, 전날 정치 참여를 선언하기 전에도 부친과 상의해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재신(전 고려개발사장), 재민(최재민소아병원장). 재완(광주대 교수)씨가 있다.

발인은 오는 10일, 장지는 서울 원지동 추모공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