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당 줄다리기…김종인, '先 실력양성 後 합류' 조언도

국민의힘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 줄다리기'가 갈수록 팽팽해지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경선 준비에 시동을 걸었고, 윤 전 총장은 '윤석열이 듣습니다'라는 이름의 독자 행보에 나섰다.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통합 원칙론엔 공감하면서도 일단은 각자 제 갈 길을 찾아가는 모양새가 됐다.

중원서 장외 독자행보 나선 尹…국힘 "입당 늦으면 본인 손해"
국민의힘은 오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후보 경선 전반을 기획할 준비위원회를 정식 출범시킨다.

이르면 9일부터 곧바로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당내에선 8월 말~9월 초 경선을 시작해야 한다는 이준석 대표의 방침에 공감대를 형성한 분위기다.

그러려면 8월 초중순에는 장외 주자들의 합류가 이뤄져야 한다.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김태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구태의연한 민생투어 한다면서 밖으로만 돌지 말라"며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봐야 아나"라고 윤 전 총장을 압박했다.

다만 지도부 차원에서는 '입당 마지노선'을 던져놓고 구태여 흥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야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재촉하면서 매달리는 듯한 인상을 연출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당 경선준비위원장으로 내정된 서병수 의원은 6일 통화에서 "9월 초에는 경선에 돌입해야 하는 게 상식"이라며 "밖에 계신 분들과 밀고 당기기 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전략기획부총장인 성일종 의원도 "제1야당의 집을 무시하고는 대선에 나갈 수 없다"면서 "장외주자 본인들이 판단할 문제"라고만 했다.

당내 경선 흥행으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대세론을 꺾고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들어낸 4·7 재보선의 '학습 효과'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늦게 들어오면 당신 손해"라는 식이다.

중원서 장외 독자행보 나선 尹…국힘 "입당 늦으면 본인 손해"
그러나 윤 전 총장의 시간표는 다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민심 청취를 위한 '윤석열이 듣습니다' 첫 일정으로 국립 대전현충원과 카이스트를 방문했다.

앞으로 적어도 한 달가량은 독자 행보를 지속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선 "진짜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반문 정서'에 기댄 지지층을 다지는 동시에 국민의힘이 중도층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거듭나는지 지켜볼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상록 대변인은 통화에서 "다양한 국민 의견을 듣는 '윤석열이 듣습니다'를 시작했으니, 이 일정을 어느 정도 거친 후 그 시점에 다시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킹 메이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조언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김 전 위원장과의 면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통화에서 "마땅한 당내 주자가 보이지 않으니 윤 전 총장이 빨리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일 것"이라며 국민의힘 내 주자들의 경쟁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나중에 서로 접근할 방법이 있을 테니 지금은 굳이 이러쿵저러쿵할 이유가 없다"면서 "각자 자기 위치에서 실력을 양성하다가 적절한 시기에 합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