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감사원장 사퇴 등 거취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집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감사원장 사퇴 등 거취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집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의를 표명한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그건 차차 말씀드리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대권 도전을 포함한 정치행보를 고민할 것으로 풀이된다.

최 원장은 이날 오전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언제 정치에 입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오늘 사의를 표명하는 마당에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이날 아침 그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했다. 이와 관련한 문 대통령의 언급은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최 원장은 "저의 거취에 관한 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감사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해서도 원장직 수행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오늘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당분간은 정치참여를 선언하거나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 기반이 없는 만큼 구상을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하고 중립성을 명분으로 사퇴한 만큼, 성급하게 정치행보를 시작할 경우 모순적 행동을 한다는 여론에 직면할 우려도 있어서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선 최 원장이 내년 대선에 도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사의 표명 시기를 이날로 정한 것은 야권 대권주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시기라는 점을 염두했다는 해석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8월 중순을 경선 합류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만큼, 최 원장도 7∼8월 정치참여를 선언하고 8월에는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것 아니냐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