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공식 대미담화…경색국면 주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22일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향해 메시지를 던지며 '김정은의 입'으로서 위상을 다시금 드러냈다.

김여정은 지난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서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당 중앙위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직급이 강등됐으나 이후에도 대남·대미 등 외교 전반을 다루는 모습이다.

이날 나온 담화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김 부부장이 전면에 나서 밝힌 두 번째 대미 메시지다.

김 부부장은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우리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이번에 천명한 대미 입장을 '흥미 있는 신호'로 간주하고 있다고 발언하였다는 보도를 들었다"면서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이 최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한반도 정세 관리를 언급하면서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대화 가능성에 무게를 둔 반응이 이어지자 직접 '선 긋기'에 나선 것이다.

미 국무부 당국자들의 해석임에도 외무성 당국자가 아닌, 김여정 부부장이 직접 공개적으로 일축함으로써 김 위원장의 의중을 대변한 셈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최고지도자의 동생인 김 부부장의 정치적 위상이 당내 직위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선전선동부 부부장 직함을 갖고 외교 전반에서 사실상 김 위원장의 '대리인'으로 활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도 이달 초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김 부부장에 대해 "대남·대미·민생·코로나19 관련 실질적 2인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여정, 대미·대남외교에서 '김정은의 입' 역할 여전

앞서 김여정은 지난 3월에도 한미연합훈련을 문제 삼으며 "앞으로 4년간 발편잠(근심·걱정 없이 편안히 자는 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미국에 경고한 바 있다.

제1부부장이던 지난해 7월에는 당시 제기됐던 연내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일축하는 담화를 직접 내고 미국 독립기념일 기념행사가 담긴 DVD를 요청하는 등 대미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부부장은 남북관계에서도 대남 메시지를 발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올해 초부터 이미 세 차례 담화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그는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발언을 두고 '미국산 앵무새'라며 비난했고, 같은 달 한미연합훈련을 비판하며 남북 군사합의서 파기를 거론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북측 열병식을 정밀추적했다는 남측 합동참모본부를 향해 "해괴한 짓"이라고 비난하면서 새해 첫 담화를 냈다.

김 부부장은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등 대남사업을 총괄하며 남북 화해 무드의 '전령' 역할을 해왔지만, 지난해부터는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관계 경색 국면을 이끌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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