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선연기론 정면충돌 …"통큰 결단" vs "원칙훼손 안돼"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일정을 둘러싸고 대치하는 이재명계와 비(非)이재명계 의원들이 22일 의원총회에서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경선 연기파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통 큰 결단'을 요구했다.

반면 이 지사 측은 경선일정의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의총 첫 순서인 2대2 찬반토론부터 계파 대리전이 펼쳐졌다.

이낙연 전 대표 측 홍기원 의원, 정세균 전 총리와 가까운 김종민 의원은 대선 후보 선출 시기를 11월로 늦추는 방안을 당무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재명계 김병욱 김남국 의원이 토론자로 나서 예정대로 9월에 대선 후보를 선출한 뒤 '원 팀'으로 화합할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도 치열한 토론이 펼쳐졌다.

송영길 대표는 "내일 당무위를 소집해 중앙선관위 인준을 마치고 후보 등록과 함께 본격적인 절차를 준비해야 한다"며 "의총에서 충분히 의견을 수렴해 지도부가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與, 경선연기론 정면충돌 …"통큰 결단" vs "원칙훼손 안돼"
장외에서는 주자들의 신경전도 이어졌다.

이 지사는 여의도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갈등 국면에서 통 크게 받아들이면 대범하다는 평가를 받아 개인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을 모를 만큼 제가 하수는 아니다"라면서도 "우리 당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고 결국 '소탐대실'의 결과가 되기 때문에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2017년 대선 경선 때에는 일정 연기를 주장했다는 일각의 비판에는 "특별당규가 생기기 이전에 한 이야기로 비판하는 것은 왜곡"이라며 "자중해야 한다"고 정면 반박했다.

반면 대권주자인 이광재 의원은 다른 토론회에서 "가장 좋은 것은 이 지사가 통 큰 양보를 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후보 때도, 노무현 후보 때도 앞서 나가는 사람이 양보하면 국민들이 더 큰 지지를 보내주더라"고 압박했다.

이 의원은 "후보를 대표하는 분들끼리 연석회의를 해서 실무 논의를 하고,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르렀을 때 후보 간 만남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는 "당 지도부가 지혜를 잘 모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친문계 의원들의 의견도 쪼개졌다.

홍영표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어떤 1위 후보가 흔쾌히 받아들이면 쉽게 끝나는 문제"라며 "경선 과정을 마지막에 하나가 되는 과정으로 만드는 것이 정치적 리더십"이라고 이 지사의 양보를 주장했다.

반면 정청래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이낙연 전 대표는 당헌·당규 일정표에 따라 사퇴를 하지 않았냐. 시험으로 치면 1교시를 일단 치른 것"이라며 "2교시는 한 달 있다 치르자, 두 달 있다 치르자고 하는데 규칙이 고쳐지지 않으면 그냥 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