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회의 참석하는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최고위원회의 참석하는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병역 의혹 영상 비공개와 관련해 "국민의힘 부탁으로 우리 당에서 영상을 내려준 것을 마치 우리가 실수한 것처럼 말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김 최고위원은 21일 페이스북에 "당이 제 최고위 발언을 짤방으로 만들어 올린 것을 국민의힘에서 내려달라고 요구해 부탁을 들어줬다"면서 "이준석 대표는 마치 우리가 실수했고, 자신이 이해심이 많은 사람인 척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에서 저와 상의없이 영상을 내렸지만, 이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앞으로 추가적인 내용들이 더 준비돼 있다"고 향후 추가 대응을 예고했다.

김 최고위원의 이같은 반응은 앞서 이 대표가 18일 민주당 당 공식 유튜브에 이 대표의 병역비리 의혹 영상이 올라왔다가 삭제된 것에 대해 "민주당 측에서 영상을 내렸다. 실수로 이해하고 협치의 기조는 이어 나가겠다"고 한 데 대해 불만섞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이준석 국민의힘 페이스북
사진=이준석 국민의힘 페이스북
이 대표는 민주당 채널에 자신의 병역의혹 관련 영상이 올라오자 "하루만에 민주당식 협치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억까(억지로 까는 것)하지 말자면서"라고 일침을 가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최고위원과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이 대표와 관련한 병역 의혹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 후 국민의힘 지지율은 오히려 더 상승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4~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2천5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의 지지도는 전주보다 0.6%포인트 오른 39.7%로 집계됐다.

민주당은 전주보다 0.2%포인트 오른 29.4%로 양당 간 격차는 10.3%포인트로 14주 연속 오차범위 밖이었다.

일부 정치 평론가들은 민주당의 이 대표 병역의혹 문제제기에 "지엽적인 것을 물고 늘어지는 것이 민주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김 최고위원의 발언과 관련해 "언제부터 야당이 부탁하면 들어주는 사이좋은 관계였나"라며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 올라 역대 최고치라던데. 이게 다 김용민-김남국, 김 브라더스 덕분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앞서 '이 대표가 산업기능요원 시절 정부사업 장학금을 부당 수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부탁해서 영상을 내려준 것"이라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왼쪽)와 김용민 최고위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왼쪽)와 김용민 최고위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송영길 대표와의 협치를 이야기 하자마자 당 공식채널에서 유튜버식 의혹 제기를 하고 있는 것은 당연히 협치에 대한 진의를 의심할 수 있기에 항의의 대상"이라며 "김용민 최고위원과 상의해 볼 필요도 없이 판단해서 영상이 내려갔다면 송 대표는 그래도 합리적인 판단을 하시는 분"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민주당에서 내용에 자신있으면 다시 올려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앞서 지난 18일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지원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 허위 지원해 장학금까지 받았다면 업무방해를 넘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 발언을 영상으로 제작해 당 공식 유튜브에 게시했다가 비공개 처리했다.

이 대표는 대학 졸업 후 2010년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하면서 당시 지식경제부의 ‘소프트웨어(SW) 마에스트로’ 1기 선발 과정에 지원해 합격했다. 그런데 해당 프로그램은 재학생만 지원이 가능했으므로 졸업생 신분으로 군 대체복무를 하던 이 대표가 정부 사업 장학금을 수령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김 최고위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당시 지원서를 공개하며 "병무청과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도 ‘졸업생’으로서 지원해서 합격했다. 강용석 당시 의원의 고발로 검찰에서도 들여다봐서 문제 없다던 사안"이라며 "이미 10년 전 끝난 이야기"라고 말했다.

2012년 강용석 전 의원이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이었던 이 대표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