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선연기 두고 계파 전면전…지도부 '결정 보류'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경선 연기론'을 뇌관으로 당내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과 비(非) 이재명계의 갈등이 표면화하는 양상이다.

이낙연계와 정세균계, 친문계 의원 66명은 18일 경선일정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송영길 대표가 현행 당헌대로 '180일 전 대선후보 선출' 일정을 고수할 조짐을 보이자 저지에 나선 것이다.

전날 저녁에는 이낙연계 좌장 격인 설훈 박광온 의원, 정세균계 핵심 김영주 의원 등이 송영길 대표와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경선 일정 연기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송 대표는 확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지사 측의 입장도 확고하다.

이재명계 의원 20여명은 이날 오전 내부회의에서 "경선은 예정대로 해야하며 의총에서 논의할 사안도 아니다"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계 한 의원은 "어차피 합의될 수 없는 사안인데 의총이 열리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전면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與, 경선연기 두고 계파 전면전…지도부 '결정 보류'
송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경선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의원들의 반발을 고려해 결론을 내지 않았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오늘 결론을 내지 않고 여러 의원의 이야기를 수렴한 뒤 의총 개최 여부, 결론 도출 방법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며 "기획단 인선 등 논의에도 진전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무리 늦어도 다음주 초를 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부는 오는 19~20일 의총 개최 여부 등을 재논의할 예정이다.

지도부는 선거 관리 사안은 의총 논의사항이 아니라는 원칙론과 다수 의원의 요구를 마냥 외면할 수 없다는 정무적 부담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與, 경선연기 두고 계파 전면전…지도부 '결정 보류'
이런 가운데 의원들의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라디오에서 "핵심은 어떤 방안이 본선경쟁력을 강화하고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 하는 것"이라며 경선 연기론에 힘을 실었다.

친문계 신동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집단 지혜를 끌어내야 한다"며 의총 개최를 주장했다.

반면 대권주자인 박용진 의원은 "마치 후보자들이 유불리를 놓고 다투는 것처럼 국민들에 보이는 일이 생겨 아쉽다"고 우려했다.

당원들도 각자 지지하는 대선주자에 따라 쪼개지는 분위기다.

일부 권리당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도부는 당을 분열과 불신으로 몰아넣는 경선 연기론을 조속히 거부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달 초 일부 권리당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연기를 공개 요구한 것과 정반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