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주재 소회의에 리선권 외무상 참석…대미·대남문제 논의 시사
비상방역·반사회주의 등 분과 나눠 결정서 초안 작업…'일하는 대회' 부각
북한, 부문별 협의회 열고 하반기 과제 논의…대외정책도 다룬듯(종합2보)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를 이틀째 이어가며 올해 하반기 목표와 실행 대책을 확정하기 위한 부문별 협의회를 열었다.

조선중앙통신은 17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 2일 회의가 6월 16일에 계속됐다"며 "하반년도 투쟁 과업들을 편향 없이 성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연구·토의를 위해 부문별 분과들을 조직하고 연구 및 협의회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부문별 분과는 금속·철도운수, 화학공업, 전기·석탄·기계공업, 건설 건재, 경공업, 농업, 비상방역,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투쟁, 당 사업으로 나눴으며 당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정치국 위원들이 연구·협의회를 지도했다.

연구·협의회에서는 "전원회의에 제기할 결정서 초안을 연구하고 과학성과 현실성이 담보된 대책안과 계획 숫자들을 확정하는 사업을 진행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 부문별 협의회 열고 하반기 과제 논의…대외정책도 다룬듯(종합2보)
북한이 보도한 사진에 따르면 김정은 당 총비서는 전날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 후보위원들을 긴 테이블에 모아놓고 직접 소규모 협의회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어떤 내용을 논의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리선권 외무상이 참석한 것으로 미뤄 대미·대남정책 등 굵직한 대외현안이 다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국 상무위원과 위원들이 주재한 연구·협의회 중에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주재하는 회의가 눈에 띈다.

이 회의에서는 리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최동명 전 과학교육부장이 헤드 테이블에 자리했으며, 방청석에는 리선권 외무상으로 추정되는 인물도 앉았다.

군·국방사업 관련 분과 협의회를 열었다고는 밝히지 않았지만, 협의회 주재 인물 면면이나 참석자를 볼 때 관련 논의가 별도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비상방역 협의회로 추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총리, 최상건 당 비서 겸 과학교육부장, 김재룡 조직지도부장 등이 각각 협의회를 주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부문별 협의회 열고 하반기 과제 논의…대외정책도 다룬듯(종합2보)
북한은 형식적인 회의가 아닌 활발한 토의가 이뤄지는 장면을 내세워 '일하는 대회'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1월 노동당 8차 대회 당시에도 북한 매체에서는 당대회 특징을 "일하는 대회, 투쟁하는 대회, 전진하는 대회"라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김 총비서가 이례적으로 전원회의 첫날 식량난을 언급하고 적극적인 대책 강구를 주문한 만큼, 이번 회의를 통해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의도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세분화해 나눈 분과별 협의회를 개최하고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직접 지도하는 형식을 취해 '하반기에는 확실히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식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전원회의가 계속된다고 전해 지난 15일 시작된 전원회의가 17일인 이날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밝혔다.

이번 전원회의 주요 의제로 제시한 ▲ 주요 국가정책의 상반년도 집행정형총화와 대책 ▲ 올해 농사 총집중 ▲ 비상방역상황의 장기성에 철저히 대비 ▲ 현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과 우리 당의 대응 방향 ▲ 인민생활 안정·향상과 당의 육아정책을 개선·강화 ▲ 조직(인사) 가운데 아직 절반만 다뤄진 것을 고려하면 회의가 더 길어질 전망이다.

북한은 2019년 12월과 올해 2월 전원회의도 각각 나흘간 진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