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윤석열, 간보기 처신…국민 짜증만 나게 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행보와 관련, "유승민 전 의원이 말했던 식으로 간을 보는 짓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KBS '사사건건'에서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두 달 정도 됐으면 자기 나름대로 생각이 다 있었을 것이 아니냐"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5월 중순쯤 본인의 (대권 출마 관련) 입장을 확실하게 천명을 하고 행동에 들어가는 게 선결 과제라고 이야기했는데, 윤 전 총장의 입장이 아직 분명하게 천명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그동안 자꾸 (대권 출마에 대해) 애매한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에 국민으로부터 상당한 빈축을 살 수밖에 없는 처신을 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 전 총장이 5월 중순 '정치적 결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5월 중순에 확실한 입장을 천명했으면 지금 윤 전 총장의 입지가 훨씬 더 좋아졌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이 본격적인 정치 행보의 신호탄으로 염두에 둔 민심 경청 투어에 대해서는 "옛날에 손학규(바른미래당 전 대표) 씨 같은 사람도 민심 투어를 했고, 안철수(국민의당 대표)도 똑같이 했다"면서 "사실 인위적으로 모양새 갖추기 위한 행동들은 안 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과거와 같은 정치 행태를 계속 보여준다는 것은 국민에게 짜증만 나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만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을 서두르지 않는 데 대해서는 "그런 스탠스 자체는 본인을 위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안철수 대표에 대해서는 "서울시장 단일 후보 경선에서 탈락을 했으면 약속대로 내년 대권에는 나갈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 야권 통합한다는 쓸데없는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최근 여러 차례 통화했다면서 "너무 서두르지 말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대표가 대선 국면에서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할 경우에는 "대선의 상황이 임박해서 하나의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 같으면 내가 또 생각해볼 수 있다"며 "그러나 그전에는 당의 특정한 직책을 갖고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