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투표서 74석 중 51표 얻어…반대 목소리도 커
서울시 조직개편안 통과…'오세훈 정책' 추진 시동(종합)
오세훈 서울시장의 조직개편안이 15일 서울시의회에서 통과됐다.

서울시가 지난달 17일 시의회에 안을 제출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시의회는 이날 오후 제301회 정례회 본회의를 열어 서울시의 조직개편안이 담긴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 개정안과 공무원 정원 조례 일부 개정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전자투표 결과 행정기구 설치조례안은 재석 74명 중 51명의 찬성표를 얻었다.

반대는 21명, 기권은 2명이었다.

시의 조직개편안은 주택건축본부를 주택정책실로 확대 개편·격상하는 한편 서울민주주의위원회를 폐지하고 노동민생정책관을 공정상생정책관으로 개편하는 내용 등이 골자다.

앞서 개편안 중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만든 서울민주주의위원회 폐지와 노동민생정책관 명칭 변경 문제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박원순 흔적 지우기'라며 강하게 반발해 진통을 겪었다.

현재 시의회는 전체 110석 중 101석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비공개로 열린 시의회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조직개편안을 통과시키는 쪽으로 당론의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오후에 열린 상임위(기획경제위원회)에서 해당 조례안이 원안대로 가결돼 본회의에 상정됐다.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되면서 오 시장은 새롭게 짠 조직을 기반으로 핵심 정책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오 시장은 이날 시의회에서 2021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앞서 "조직개편안을 통과시켜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 시의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조직개편안이 일단 통과되기는 했지만, 국민의힘 소속인 오 시장의 서울시와 민주당이 절대다수인 시의회의 갈등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에서 채인묵 위원장은 가결을 선포하기에 앞서 "민주주의위원회 폐지와 노동민생정책관 명칭 변경에 우려가 크다"며 "명칭 변경은 굳이 '공정상생'을 앞세우지 말고 '노동'을 앞으로 해주면 좋겠다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또 "교육플랫폼추진반 신설에는 전체적으로 반대하는 의견"이라며 "규칙사항이라 집행부에서 한다면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예산 심의 등에서 부딪힐 것이라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고 경고했다.

서울시는 오 시장의 공약인 공공 온라인 교육플랫폼(가칭 '서울 런')을 구축해 유명 학원·강사 연계 강의 콘텐츠 등을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시의회 내 민주당 의원 상당수는 시가 교육청 고유 권한을 침범하는 것이며 사교육에 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