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드라마 '백금산'도 다시 방영…작년 태풍 피해 후 검덕지구 관심 커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남도 검덕지구 광부에게 환갑 생일상을 보내면서 1970년대 자력갱생 상징인 광산·광부를 재조명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4일 "김정은 동지가 (13일) 검덕광업연합기업소 금골광산 4.5갱 영웅소대장 고경찬 동지에게 은정어린 생일상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고 영웅소대장을 가리켜 "평범한 광부"라면서 "1961년생들로 무어진(꾸려진) 소대를 이끌어 수십 년간 유색 금속광물 생산에 헌신 분투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 명의의 생일상이 유명 인사나 100세 장수자가 아닌 환갑을 맞은 공훈광부에게 전달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이 최근 경제난 타개를 위해 자력갱생의 고삐를 죄는 가운데 과거 1970년대 경제성장 주축이었던 검덕지구의 '영웅 광부'들을 다시 띄우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지난달 조선중앙TV에서 1995년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백금산'을 재방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백금산은 세계 최대 마그네사이트 생산지로 알려진 함경남도 단천시 소재 검덕광업연합기업소 산하 룡양(용양)광산 '영웅 광부'들의 자력갱생에 의한 생산투쟁을 다룬 드라마다.

금골광산과 백금산이라는 명칭에서 미뤄 짐작할 수 있듯 실제로 이 지역 광산은 과거 북한 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했다.

1970년대부터 함경도 등지에서 생산한 광물이 활발히 해외로 수출됐고, 북한 산업 성장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정은, 검덕 광부에 생일상…자력갱생 옛 상징 광산영웅 재부각
검덕지구를 향한 김 위원장의 관심도 읽힌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태풍 '마이삭'이 검덕지구를 덮친 뒤 수해 현장을 찾았다가 낙후한 주거환경을 보고 "반세기도 훨씬 전에 건설한 살림집이 아직 그대로 있다"며 자책하며 개선을 지시한 바 있다.

그는 "대흥과 검덕, 룡양의 세기적인 낙후를 싹 털어버리고 삼지연시 다음가는 국가적인 본보기 산간도시, 광산 도시로 훌륭히 전변(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올해 1월 노동당 8차 대회를 통해서도 검덕지구에 2만5천 세대 주택을 건설하겠다고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