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돌풍' 견제하는 與
‘이준석 돌풍’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속내가 복잡하다. ‘우파 포퓰리즘’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맞설 만한 간판급 청년 주자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1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 당선에 대해 “한국 정치의 큰 사건”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이른바 능력주의 신봉자이기 때문에 상당히 논쟁적인 상황이 벌어질 것 같다”고 했다. 같은 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최고위원들을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에 정치를 시작한 분이 많아 이 대표의 정치 실험이 어느 정도 꽃 피울지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이 자칫 ‘꼰대 정당’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는 내부 자성도 나온다. 여당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민주당으로선 보궐선거 참패보다 더 큰 쇼크”라며 “민주당도 그래야 하는데 오히려 찌들어 고착화돼 꼼짝달싹 못 하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여당에도 청년 공천과 최고위원 발탁으로 국회에 입성한 청년 정치인이 적지 않다. ‘초선 5인방’으로 불리는 장경태(37) 장철민(38) 전용기(30) 이소영(36) 오영환(33) 의원과 김남국(38) 의원이 있고, 송영길 대표가 발탁한 이동학 청년 최고위원(39), 이 전 대표가 기용한 박성민 전 최고위원(25)도 여당 내 대표적 청년 인사다.

하지만 이들 중 2030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할 ‘소신파’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 이준석 대표에 필적할 재목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당내 주류인 586세대가 노무현 정부 때부터 형성한 조직을 기반으로 ‘원팀’을 강조해온 탓에 쇄신파의 성장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심과 민심의 격차가 크다는 점 역시 과제다. 국민의힘 당원들이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에게 큰 힘을 실어주며 국민 여론에 보조를 맞춘 것과 다른 양상이다.

1990년생으로 국민의힘 지도부에 입성한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은 이동학 민주당 최고위원을 향해 “586 정치인들의 앵무새 노릇을 그만두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SNS에서 “국민이 바라는 청년 정치는 586 정치인들의 앵무새처럼 그들을 대변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대변해 정의로운 소신을 밝히는 모습”이라며 “아무 소신 없이 거수기 역할만 하는 건 정치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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