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학들, 북한 김일성대와 '자매결연' 부인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이 해외 대학 수십 곳과 협력 관계라고 공지하고 있으나, 다수가 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독일의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김일성대가 홈페이지에 '자매대학'으로 소개한 베를린훔볼트대학과 베를린자유대학은 김일성대와 자매결연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스 크리스토프 켈러 훔볼트대학 대변인은 북한이나 김일성대와 아무런 협력 관계가 없으며, 현재 김일성대 측에 자매대학 목록에서 이름을 지워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켈러 대변인은 북한이 훔볼트대학을 자매대학 목록에 넣은 데 대해 사회주의권에 속했던 구동독 시절 두 대학이 맺었던 관계 때문으로 추측했다.

자유대학 측도 지난해 김일성대 소속 학생들이 3주간 어학연수를 왔다 간 사실이 있을 뿐 김일성대와 협력관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김일성대의 '자매결연' 주장에 대학들이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했다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유엔 안보리가 2016년 11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21호는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을 우려해 북한과 과학기술 협력을 금지했다.

자유대학 측은 "(어학연수를 왔던 김일성대) 학생들은 내내 인터넷이나 대학 내부망, 전자기기 등에 접근할 수 없었고 과제도 모두 수기(手記)로 작성했다"며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이들이 과학기술 정보에 접근할 수 없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지난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김일성대가 '자매대학'으로 표기한 37개 대학에 북한과 협력관계인지 문의했으며, 당시까지 답변서가 도착한 9개 대학은 모두 협력관계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