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행보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접촉면을 늘리면서도 정작 제1야당 합류 여부에 대해선 결정을 미루고 있어서다.

윤 전 총장은 지난 9일 우당 기념관 개관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입당 여부를 묻자 "제가 걸어가는 길을 보면 차차 아시게 되지 않나 싶다"라고 대답했다.

결심은 섰지만, 의도적으로 발표를 미루는 단계일 수도 있다.

당내에선 여권의 파상 공세와 함께 경쟁자들의 고강도 견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는 비전과 정책 검증을 압박하고 나섰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복당해 경선에 뛰어들면 장모 등 처가 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들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음해로 밝혔지만 과거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잇단 대선 패배에서 보듯 가족과 친인척 논란은 유무죄를 떠나 국민 정서를 직접 건드리는 문제라서 그 휘발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처럼 본선 못지않게 험난한 경선을 치르려면 국민의힘에 대한 우군화 작업 등 충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윤 전 총장 측의 고민이자 판단으로 보인다.

국민적 지지도가 높다고 해도 경선 문턱을 넘으려면 결국은 '베테랑' 현역 의원들의 조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세 부담? 경선 대비?…제1야당行 미루는 尹 고민은

그렇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좌고우면한다'는 비판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현재와 같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도 적잖은 리스크라 할 수 있다.

윤 전 총장이 대권 도전을 기정사실로 한 이상 더는 정치적 결정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누구나 윤 전 총장이 대선에 나올 것으로 아는데 별 이유없이 머뭇대는 인상을 주는 것은 전혀 득이 될 게 없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신비주의로 지지율을 유지하고 싶었다면 뒤로 훨씬 '쑥' 빠져 있었어야 했다"며 "지금과 같은 행보는 대중에게 피로감을 유발하는 부정적 효과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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