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교역도 이뤄지지 않아…신임 북한주재 中대사 부임 못한 듯
美 대화제의에 응할 가능성 낮춰…직접왕래 필요한 남북교류도 중단 지속 전망

북한이 내부적으로 도쿄올림픽 불참을 결정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북한의 출전권을 타국 선수들에 재할당하기로 하면서 북한의 올림픽 불참은 기정사실이 됐다.

이에 따라 북한은 1988년 서울올림픽 보이콧 이후 33년 만에 하계 올림픽에 불참하게 됐다.

IOC의 제임스 맥레오드 올림픽 연대 국장은 화상 기자회견에서 "4월에 그들(북한)은 총회를 열었고 당시 (불참) 결정이 있었다"며 "우리는 이유에 대해, 그리고 그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확약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출전권에 관해 결정을 해야 할 지경까지 이르러 오늘 IOC 집행위원회가 (재배분을) 결정했다"고 말해 북한의 출전권을 다른 국가들에 넘길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올림픽위원회 총회를 통해 불참을 결정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결정을 번복하도록 여러 시도를 했지만, 상황을 바꾸지 못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선수를 보호하겠다는 북한의 결심이 여러 채널을 통한 IOC의 설득 노력에도 결국 변하지 않았고, IOC는 북한의 불참을 기정사실화하고 후속 대응책을 결정한 것이다.

북한의 외교, 코로나19로 멈춰서다…올림픽 불참도 확정
북한은 지난 4월 체육성이 운영하는 홈페이지를 통해 "조선 올림픽위원회는 총회에서 악성 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위원들의 제의에 따라 제32차 올림픽 경기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토의 결정했다"고 밝혔다.

선수 보호를 내세웠지만, 세계인이 모이는 스포츠 행사에 파견된 선수단과 관계자 중 일부라도 코로나19에 감염돼 돌아온다면 내부 확산에 손쓸 수 없을 것이란 두려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변이 바이러스도 확산하면서 북한의 방역 위기감에는 여전히 '빨간불'이 켜져 있다.

교류나 협력보다는 '바이러스 차단'에 사활을 내걸면서 올림픽 참여를 통한 스포츠 외교뿐만 아니라 북한 외교 전반이 멈춰선 모습이다.

북한의 외교, 코로나19로 멈춰서다…올림픽 불참도 확정
최근에는 육로를 통한 북중 교역이 조만간 재개될 거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아직 공식적 재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중국 주재 신임 북한 대사가 베이징에 부임했는데도 중국의 신임 대사는 북한에 부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중국 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 부부장을 지낸 왕야쥔(王亞軍)이 차기 대사로 내정됐다고 보도했으나, 아직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는 새 대사에 관한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를 통해 백신을 들여오려는 계획도 여전히 갈피가 잡히지 않고 있어 '멈춤'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코백스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99만2천회 분(99만6천명 분)을 배정받은 북한은 지난달 우선 170만4천회 분을 공급받을 예정이었지만 계획이 지연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미국이 대화에 방점을 찍은 새 대북정책 방향을 밝혔음에도 북한이 선뜻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으리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게 한다.

미국이 새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하겠다며 북한에 접촉을 요청했지만, 북한은 '잘 접수했다'는 반응만 보인 채 본격적인 만남에는 응하지 않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선 8월에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축소 또는 연기해서라도 북한에 협상에 나설 명분을 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현재로선 설사 연합훈련에 조정이 있더라도 북한이 움직일지는 장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극복이 선행되지 않는 이상 어떤 화해 제스쳐도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이산가족 상봉이나 인도적 지원 등 남북교류도 직간접적인 왕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당장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