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에 '부동산 폭탄' 넘기기…읍참의 칼끝, 윤석열에 맞출듯
'이대론 대선 어렵다'…與, 내로남불 악순환에 '육참골단'(종합)

더불어민주당이 8일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부동산 불법 의혹이 드러난 자당 국회의원 12명 전원을 일괄적으로 당에서 내보내는 초강경 극약처방을 내놨다.

당사자들의 소명절차도 건너뛴 채 전격적으로 이뤄진 조치였다.

차기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부동산 규제 실패와 집값 폭등,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서 4·7 재보선 참패로까지 이어진 악순환을 확실히 끊어내려는 결단으로 받아들여진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상 과도한 선제 조치"라면서도 "동료의원들의 억울한 항변이 눈에 선하지만, 선당후사의 입장에서 수용해줄 것을 당 지도부는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 권익위로부터 세부 조사 결과를 전달받은 당 지도부는 연루자 명단을 송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윤관석 사무총장에게만 공유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열린 비공개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의원들의 이름을 가린 채 내용을 공유하는 등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며 신중을 기했다.

회의에서는 하루이틀에 걸쳐 신속한 소명절차를 진행하거나 농지법 위반 등 경미한 위법 사례의 경우 처분 강도에 차등을 두자는 의견, 일단 일괄 중징계하자는 주장 등이 맞서며 당초 오전 회의 직후로 예상됐던 발표가 한차례 늦춰지기도 했다.

특히 김용민 강병원 최고위원 등 친문 강경파를 중심으로 "당장 개별적인 소명을 받을 상황이 아닌 만큼, 먼저 12명 모두 탈당시킨 후 대야 공세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터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들은 결국 쇄신 기조에 공감하며 최종 결정을 대표에게 위임한 후 자리를 떴고, 송 대표와 윤 원내대표는 숙의 끝에 소명 절차를 생략한 선(先) 탈당이라는 조처를 내놨다.

지도부의 판단은 권익위 조사결과가 전해진 지 24시간이 채 안된 이날 오후 2시43분께 발표됐다.

해당 의원들에게는 발표 직전 개별통보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론 대선 어렵다'…與, 내로남불 악순환에 '육참골단'(종합)

당사자들의 반발을 무릅쓴 극약처방의 배경에는 이번 사안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가는 '제식구 감싸기', '내로남불' 프레임에 갇혀 대선 국면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송 대표가 고심 끝에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끌어들여 "반쪽 사과"라는 비판이 제기된 상황도 반면교사가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도부의 탈당권유 의원 명단에는 송 대표가 직접 지명한 김주영 최고위원과 김회재 법률위원장과 함께 송 대표와 40년간 동고동락해온 연세대 운동권 동기인 우상호 의원까지 포함됐다.

지도부의 이번 조치를 두고 '육참골단'(肉斬骨斷·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이란 표현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탈당 대상이 된 의원들 일부가 강력히 반발하는 데 대해 "그럴 수 있다.

갑작스럽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시간을 두고 소통하며 수습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를 계기로 도덕성 시비의 부담을 덜어내면서 지난 3월 전수조사 제안에 응하지 않은 국민의힘을 향해 역공세를 취하며 국면 전환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문제의 휘발성을 염두에 두고 부동산 자산가로 알려진 장모 의혹을 통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옥죄겠다는 계산도 깔렸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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