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원희룡 회동 불발…日오염수 대응 협약식 코로나로 취소
'이재명 기본소득 기생충' 공격한 원 지사 어제 행사 취소 공문 보내

오는 11일 예정됐던 여야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만남이 무산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이 지사와 원 지사는 11일 오후 제주도 제1청사에서 경기도의회·제주도의회 의장과 함께 '일본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대응 정책협약식'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제주도는 7일 오후 경기도에 공문을 보내 "제주도 공무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도지사의 공식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어서 불가피하게 협약식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통보했다.

[고침] 지방(이재명·원희룡 회동 불발…日오염수 대응 협약…)
제주도가 협약식 취소를 통보했으나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제주도의회 등 나머지 3개 기관은 장소를 바꿔 제주도의회 청사에서 협약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소속 원 지사가 빠지면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3개 기관장만 협약식에 참여해 여야를 초월한 광역지자체의 대일 오염수 공동 대응이라는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간부 공무원이 확진되면서 필수 회의에서까지 코로나 확산 우려가 커지고 다른 간부 공무원들도 진단검사를 받는 상황이어서 방역 강화 기간만큼은 어쩔 수 없이 행사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도 관계자는 "제주도가 방역상황을 평가해 행사를 조정한 것이기에 따를 수밖에 없지 않으냐"면서도 "방역 문제로 협약식에 불참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협약 자체를 없던 일로 하겠다는 제주도의 결정은 아쉽다"고 했다.

두 사람의 회동 불발을 놓고 최근 이 지사가 기본소득의 논거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의 책 내용을 언급했다가 여야 인사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은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있다.

이 지사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도 기본소득에 찬성했다고 한 발언에 대해 여당 대선 후보인 정세균 전 총리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윤희숙 의원 등은 "바네르지 교수의 주장과 이 지사의 주장은 완전 반대"라면서 "학자의 발언까지 왜곡하나", "거짓말"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원 지사도 이틀전인 지난 6일 "기본소득을 고집하는 청년과 서민의 좌절을 먹고 사는 기생충과 뭐가 다르냐"고 원색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지난달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올산, 전북, 대구를 잇달아 방문하는 등 전국을 돌며 세불리기 행보를 하고 있는 이 지사는 원 지사와의 회동이 무산됐지만 10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