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초' 일각서 필요성 제기…의원들 공개 요구 가능성
규정대로 가도 후보등록·컷오프 일정 일주일 순연될듯
與 경선연기론, '이준석 돌풍'에 불씨 살아나나(종합)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달 중순 대선기획단 발족을 앞두고 경선연기론이 다시 부상하는 분위기다.

당내 충분한 공감대 없이는 경선 연기가 어렵다는 것이 지도부 입장이지만,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준석 돌풍'이 돌발 변수로 등장하면서 내부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3일 통화에서 "대선기획단이 이달 중순 발족하는 것은 국민의힘 전대 결과를 보고 나서 여러 판단을 거쳐서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30대 원외인사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로 선출된다면 전례 없는 상황인 만큼 세대교체나 정치권 변화에 대한 민심의 요구를 정확히 읽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와 맞물려 일부 의원은 전략적으로 대응할 시간을 벌기 위해 경선을 늦춰야 한다며 공개 요구도 검토하고 있다.

초선 모임인 '더민초' 소속 일부 의원도 내부 회의에서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초선은 "경선 일정은 우리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야당이라는 상대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의 문제"라며 "기존 일정대로 가면 경선이 망한다고 생각하는 의원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수도권 3선 의원은 "중진이나 소장파 사이에서 경선 연기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며 "대선기획단 구성을 전후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與 경선연기론, '이준석 돌풍'에 불씨 살아나나(종합)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탄력을 받는 것과 맞물려 대면 집회가 가능해지는 시점으로 경선을 늦춰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의원은 "7∼8월에 경선을 진행하면 우리는 '마스크 경선'을 해야 하는데 경선 일정이 한참 뒤인 국민의힘은 '노마스크 경선'으로 컨벤션 효과를 다 누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중진 의원은 "내년초 대선후보 등록 직전까지 단일화 경쟁을 펼칠 야당의 역동적 모습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아찔하다"며 "우리 후보는 그때까지 넉달간 마스크 쓰고 온라인에서 뭘 어찌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대권주자 중에서는 이광재 김두관 박용진 의원, 최문순 강원지사가 경선 연기에 찬성하고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인영 통일장관 등 86그룹 주자들도 경선이 연기된다면 출마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낙연 전 대표나 정세균 전 총리는 '원칙'을 강조하는 원론적 입장만 밝힌 상태다.

그러나 현재 지지율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경선 연기에 부정적이다.

당 관계자는 "폭넓은 합의가 없으면 일정을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준석 돌풍도 비대면 상황에서 발생했고, 코로나19는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경선연기론이 공감을 얻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선기획단이 경선 일정을 현행 당헌대로 확정하더라도 후보 등록이나 예비경선(컷오프) 일정은 미세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당초 '대선 6개월 전 후보 선출' 일정을 역산해 이달 21일께 후보 등록, 23일께 컷오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여기에서 일주일 안팎 순연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지도부에서 나온다.

/연합뉴스